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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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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캐며 ♣


BY 아네스 2001-03-20

봄을 캐며

따사로운 봄 햇살에 기미 주인 될까 모자 푹 눌러쓰고 봄 캐러 강가로 갔습니다 얼굴에 닿을 때마다 활짝 웃음 짖게 하는 봄바람이 머무르고 봄에 분신인 냉이 돌 미나리 하얀 떡가루 살포시 뒤집어 쓴 갓 태어난 쑥! 옹기종기 모여 앉아 햇님 눈치 챌까 봄 이야기 속삭이고 누가 뿌리내리게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뿌리지 않고 거두는 두 배의 기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호미든 손 부지런히 움직이고 실하게 뿌리내린 냉이 알몸 들어내고 바구니에 수북히 쌓인 봄 향기에 내 영혼 나비 되어 하늘을 나르고 여리고 초라한 내 마음 한 웅큼 떼어 흐르는 강물에 띄워 보내고 빈 마음 봄 향기로 꽉꽉 눌러 채우고 냉이 겆절이 조물조물 뭍혀놓고 내 작은 집에 봄바람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