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그가 있다.
내가 찾지 않았는데도
거기 그 자리에 산이 있었다.
오랫동안 찾지 않다가
불현듯 찾아간 그 산이
아무일 없다는 듯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었다.
앙상한 가지 그대로 야윈 팔 드러내놓고
화려하고 무성한 잎들만 사라지고
깊은 땅속에 두다리 뿌리박은
커다란 나무는 흔들림 없이 거기 있었다.
내가 찾지 않았는데도
거기 그곳에 그 바다가 있었다.
거친 바람 백색의 포말 토해내며
푸른 속살 더 푸르게 푸르게
그곳에 그 바다가 있었다.
사계절 찾지 않았는데도
모래산은 키가 자라고
해송은 외로이 그대로의 얼굴로
그 바다를 지키고 있었다.
내가 그를 잊었는가 했는데도
그는 그 자리에 있다.
나와는 상관없는 듯
그는 행복하게 웃을 수 있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변함없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거기 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