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무성한 길에 나갔다
가슴속에 버티고 있던
뱉어지지 않던 가시 하나
하루종일 목젖을 후벼대고
기어이 바람 속으로 나서게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길을 묻는 바람
제 갈 길을 묻는 우매한 바람
길이 없어 슬프다고
가슴을 파고드는 철없는 바람
너에게 길을 묻고 싶었다
더듬어지지 않아
가슴속에서만 부르짖는
새들이 날지 않는 길을
너에게 묻고 싶었다
길 끝에
차마 부를 수 없는 그림자
너였다면 한번쯤
불러 세워 보았을 거다
그랬을 거다
정처 없기는 매양 같은데
난 네가 되었으면 한다
사하라의아침 200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