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옷자락 깊숙히 숨겨둔 슬픔의 짝단추
삐익 삐이익 소리지른다.
방앗간의 톱니바퀴는
힘겨운 비명을 토한다.
하얗게 쌓이는 쌀가루 봉분에
그대 이름 석 자라도 새길라치면
식식거리던 기관차 콧소리 이제 멈추네요.
가지런해진 숨소리,
어여쁜 분가루여
그대, 시루에 김만 오르면 흰 무리 떡으로 알맞게 익겠지만
오랜 세월 굳어진 심장의 혹은
어떤 방아를 돌려야 고운 빛깔로 빻아지려나.
어떤 체에 걸러야 고운 노래로 남을 것인가.
어떤 뜨거운 시루에 익혀야 순한 영혼으로 피어날 것인가.
다시금 어두워지는 길목에서
한 톨 그리움을 어루만지기보다는
차라리 이 방앗간의 문을 닫아야하는 것인가..
부서지지 않고 날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