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가 바위틈에 피어 있던 꽃. 나리꽃에게는 하늘을 보며 피는 하늘나리꽃과 땅만 내려다 보고 피는 땅나리꽃이 있다. 산길을 홀로 걸어가는 내게 외로움을 덜어 주던 나리꽃. 구름따라 떠나고 싶었나. 햇살에 물들고 싶었나. 하늘색에 빠지고 싶었나. 하늘만 보는 하늘나리꽃아! 세월이 젊음을 접었어도, 아직도 선명하게 흐르는 주홍빛. 나리꽃을 보려고 가던길을 멈추었던, 어린날 작은 기억의 한 페이지. 지금도 뒤적여 보고 싶은 내 삶의 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