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환자의 과거 진료정보를 의사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90

그대에게 쓰는 편지


BY peace12 2000-12-17

그대에게 쓰는 편지



샛강 하나 건너는
지척에
그대를 누이고
돌아서는 이른 새벽의
가슴은


빠르게 돌아가면
가루되어 떨어지는
빙설기 위의 한 덩이
얼음 조각되어
부셔져 내립니다.


봄 꽃
곱게 피던 어느 날
겨울잠 처럼 길게 누워버린
그대는


다시 봄이 와도
계절의 바람 앞에
초라하게 고개를 숙여 버린
봄 꽃이 되어 갑니다.


오랜 기다림에
수 없이 몰려왔다 사라지는
기차역 대합실의
표정 없는 얼굴들 처럼


그대 앞에
무표정한 사람으로 서 있을까
두렵습니다.


전쟁에 지친 패잔병 처럼
지친 모습으로 서 있을까
두렵습니다.


한 번씩은 가야하는
길이라 하지만
차례
차례
순서대로 가지 못하는
삶이


고개 돌려 먼 하늘을
바라보는 뺨이
내 더운 가슴까지
젖어 오는 것은
새벽 공기가 차가워서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대 고운 가슴에
그대 젊은 가슴에


이제
내가 드릴 것은 하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한마디


아직도
그렇게 쓰러진 짝 옆에서
울다 죽어간
가위새가 되지 못하는
서러운 마음에


다만 미어지는
가슴으로
이 한마디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2000년 3월에

안녕하세요.^^ 이 글은 1년 2개월의 긴 투병 끝에
지난 4월 영원의 나라로 먼저간 젊은 제 아내가
가기 한달전에 쓴 글입니다.
이 시에 나오는 '가위새'는 짝이 죽으면 먹지도 않고
짝 옆에서 울다가 죽는 전설의 새 입니다.
참 그리고 제 개인 시집이 제가 글을 올리는 문학사이트에서
출판해 주셔서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제 개인 시집에 있는 글은 여기에 올리지 않겠습니다.
미 발표작만 올릴 예정입니다.
좋은 글로 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