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쓰는 편지
샛강 하나 건너는
지척에
그대를 누이고
돌아서는 이른 새벽의
가슴은
빠르게 돌아가면
가루되어 떨어지는
빙설기 위의 한 덩이
얼음 조각되어
부셔져 내립니다.
봄 꽃
곱게 피던 어느 날
겨울잠 처럼 길게 누워버린
그대는
다시 봄이 와도
계절의 바람 앞에
초라하게 고개를 숙여 버린
봄 꽃이 되어 갑니다.
오랜 기다림에
수 없이 몰려왔다 사라지는
기차역 대합실의
표정 없는 얼굴들 처럼
그대 앞에
무표정한 사람으로 서 있을까
두렵습니다.
전쟁에 지친 패잔병 처럼
지친 모습으로 서 있을까
두렵습니다.
한 번씩은 가야하는
길이라 하지만
차례
차례
순서대로 가지 못하는
삶이
고개 돌려 먼 하늘을
바라보는 뺨이
내 더운 가슴까지
젖어 오는 것은
새벽 공기가 차가워서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대 고운 가슴에
그대 젊은 가슴에
이제
내가 드릴 것은 하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한마디
아직도
그렇게 쓰러진 짝 옆에서
울다 죽어간
가위새가 되지 못하는
서러운 마음에
다만 미어지는
가슴으로
이 한마디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2000년 3월에
안녕하세요.^^ 이 글은 1년 2개월의 긴 투병 끝에
지난 4월 영원의 나라로 먼저간 젊은 제 아내가
가기 한달전에 쓴 글입니다.
이 시에 나오는 '가위새'는 짝이 죽으면 먹지도 않고
짝 옆에서 울다가 죽는 전설의 새 입니다.
참 그리고 제 개인 시집이 제가 글을 올리는 문학사이트에서
출판해 주셔서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제 개인 시집에 있는 글은 여기에 올리지 않겠습니다.
미 발표작만 올릴 예정입니다.
좋은 글로 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