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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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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이 배


BY 봄비내린아침 2000-12-12


종 이 배

강물위에다
종이배 2개를 나란히 띄운다

하나는 내거
하나는 니거

하나는 내인생
하나는 니인생

내 배가
물풀에 걸려
정체해있을동안
네 배는
순풍 잘도 떠내려 간다

내 인생이
슬픔을 안고 기우뚱 흔들려도
네 인생은
거침없이 순탄하더라

종이배를 따라
강둑을
너와 나 둘이 나란히 걸어간다

내 배야 이겨라
내 배야 앞서라
목청을 돋우고

내 인생아 막히지마라
내 인생아 행복하거라
두손모아 기도도 한다

저만치 앞서가는 너
얼른 오라고 손짓을 하지만
소용돌이에 묻히고
물방개에 눌리며
나는 한발짝도 뒤따를 수 없다

물먹고 부풀어오른
상처난 몸으로
가다가 가다가
너를 잊어버렸다

내무게에 내가 지치고
돌부리, 나무가지
피해가며 눈앞만 헤쳐가다가
앞을 봐도
뒤를 봐도 너는 어디에도 없다

종이배가 닿는 종착역
내인생 네인생이 고이는
구비진 생의골목
어디메쯤서
우리 만나지겠지

언 젠 가 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