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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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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말하지


BY 언제 철들래! 2000-12-08

내게 말하지

사람들에게 실망해서
멍 한 채 넋을 놓으면
내게 말하지
좀 야물게 굴라고

괜한 바람으로
실속 없이 정신 못 차리며
몰려다니면
내게 말하지
그렇게 살고 싶냐고!

여린 감정으로
자나치는 계절에 흔들려
소녀로 돌아가 버리면
언제나 철들래하며
내게 말하지.

늘 나의 철없음을 탓 하면서도
이내 나이를 잊은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하지
그래도 먼저 앞서가며 늙는거 보다 낫다고.....

지나가는 감기까지 놓치지 않고
손님 맞이로 헤메고 있을 때
내게 말해주지
작년보다 덜 심하다고 안심하지.

아이들이 쑥쑥 커 가는 것이
내가 늙는다고 안달을 하면
자연스러운 늙음이
제일 아름답다고
그는 말하지.

친구가 보고파서
밥맛없고, 가을을 타서
눈물이 난다고 투정을 하면
무박 1일의 긴 여행을 선사하지

이내 가족이 못미더워
꽉 채우지도 못하고
종종 걸음으로 들어서는 날 보며
"이 바보야!" 하며
내게 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