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바다--
염원정
닮지 않으려 해도
닮을 수밖에 없는
과거와 미래
당신과 나의 거울은
어설프게 자리잡는 잔주름
떪은 감처럼 뱉어버리고 싶은
어설픈 중년의 나이에 서니
여자까지 내어주는
엄마처럼은 살지 않으리라
혼자의 약속처럼
입 속에 꼭 물고 살았는데,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서 마주친
엄마
어느새 나는 엄마가 되어 있네요
왜 그렇게 사느냐고
도리질했던 엄마의 허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엄마처럼 살고 있네요
엄마는 바다지요
아무리 다른 곳으로 흘러도
길은 한가지라는 것을
엄마는 알고 그랬을까요
엄마는 언제나
너도 엄마가 되면 알 거라고 말했잖아요
이렇게,
엄마를 닮아가며
손, 발 머리, 허리 할 것 없이
전신으로 밤낮없이
엄마를 닮으며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엄마가 지낸 세월 절반쯤 오니
왜 때때로 바다가 몹시 그리웠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