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간 친구에게
------------------------
장마철만 되면
먼저간 너를 떠올린다
딸막이,딸막이...
딸 다섯의 막내로
내 유일한 소꿉동무였던 너
누런 황토물이 급히 불어나던 아침
또랑물속에서 허우적
나를 부르던 너
딸이란 이유로
남동생 보지못한 미운 계집아이로
여덟해만에 서럽게 가버린 너
너 들었니?
네가 가던 날 꺼이 꺼이
토해내던 네엄마의 속울음을.
잊은줄 알았는데
딸막이가 그리워지는 저녁
익숙하지도 않은 술잔을
자꾸만 기울여 본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친구야
너는 가고 나만 이렇게 남아있음이
그땐 몰랐는데
지나고 너 한웅큼 재가 된 줄 알았지
지켜주지 못하고
차겁고 무서운 물속으로
너혼자 보내고 말았구나
하얗게 질린 얼굴로
걸어올린 너의 작은 몸둥이에서
푸푸 황토물이 품어나오던 날
터지려는 울음을 털어막으며
엄마 다리뒤에 숨어
나는 부정하고 싶었었다
딸막인
그냥 긴 잠을 자는 것일거라고
딸막인
또랑물을 너무 많이 삼킨것일거라고
딸막인
낼아침 대문께서 시끄럽게 내이름 부를거라고
서른도 훌쩍 넘어선 나이에
너 어디메쯤 헤메며
내 생각 할까?
내 원망 하겠지
춥거나 고프거나 아프지 않은지?
잊은 줄 알았는데
나 널 여태 안고 살았나보다
술의 힘 빌어
너의 안녕을 힘겹게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