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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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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먼저간 친구에게


BY 봄비내린아침 2000-12-03

먼저간 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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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만 되면

먼저간 너를 떠올린다

딸막이,딸막이...

딸 다섯의 막내로

내 유일한 소꿉동무였던 너

누런 황토물이 급히 불어나던 아침

또랑물속에서 허우적

나를 부르던 너



딸이란 이유로

남동생 보지못한 미운 계집아이로

여덟해만에 서럽게 가버린 너

너 들었니?

네가 가던 날 꺼이 꺼이

토해내던 네엄마의 속울음을.



잊은줄 알았는데

딸막이가 그리워지는 저녁

익숙하지도 않은 술잔을

자꾸만 기울여 본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친구야

너는 가고 나만 이렇게 남아있음이

그땐 몰랐는데

지나고 너 한웅큼 재가 된 줄 알았지

지켜주지 못하고

차겁고 무서운 물속으로

너혼자 보내고 말았구나


하얗게 질린 얼굴로

걸어올린 너의 작은 몸둥이에서

푸푸 황토물이 품어나오던 날

터지려는 울음을 털어막으며

엄마 다리뒤에 숨어

나는 부정하고 싶었었다

딸막인

그냥 긴 잠을 자는 것일거라고

딸막인

또랑물을 너무 많이 삼킨것일거라고

딸막인

낼아침 대문께서 시끄럽게 내이름 부를거라고



서른도 훌쩍 넘어선 나이에

너 어디메쯤 헤메며

내 생각 할까?

내 원망 하겠지

춥거나 고프거나 아프지 않은지?


잊은 줄 알았는데

나 널 여태 안고 살았나보다

술의 힘 빌어

너의 안녕을 힘겹게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