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잊고 산다.
우리 둘이만 영화보고
우리 둘이만 거닐었던 월영동의
그 자취방 옆 골목길.
주고 받았던 많은 사연들 속에
전해지던 떨리는 사랑얘기
순수했던 그 시절
난 니가 나의 인연인 줄 알았다.
사람아
명치 끝에 뿌리내려
없어지지 않을 것 같던 내 사랑아
이젠
내 아이들이 커 가고
같이 사는 사람에게 더 충실하려고
널 잊고 산다.
한때는 이불 뒤집어 쓰고
혼자 울기도 많이했다,
기차 타면 니 생각에 저절로
가슴이 아려오기도 했다.
그리움이라는 말을 늘 간직한 채
니게 향하던 내 마음.
가슴을 열면
빨간 피처럼 응어리져 있을 것 같던 내 사랑이
이젠 내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 뒷켠으로
밀려 나있다.
사람아.
너도 나를 잊고 살겠지.
그래 우리 잊고 살자.
가끔 저려오는 그리움에 맘을 맡기고
눈물지며 한숨 지을지라도
사람아
우리 잊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