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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밥이 못 돼도


BY 비단모래 2016-06-08

시가 밥이 못 돼도
비단모래

널부렁하게 시를 적는 내게
시가 돈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물었던 그대여

시를 적고 있는 동안은
돈도 슬픔도 상처도
자꾸만 잊혀져 갔다
욕망도 거짓도
저 심해 밑에서 올라오던 불줄기도
사그라졌다

그렁하게 그대를
바라볼 수 있었고
떠나는 기차에
안녕이라 말 할 수 있었다

묵묵하게 바람을 안고
그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영혼이 배부를 수 있었다
상처 덧나지 않고 잦아들즈음
한 편 시를 삼켰다

밥 대신 눈물을 닦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