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은
비단모래
아주 가끔은 꽃이 되고 싶다
연꽃이 되고 싶다
발은 진흙을 밟고 있지만
꽃에는 물도 묻히지 않고 정갈히 피는 연꽃이고 싶다
한 송이 한 송이 다투지 않고
기다리며 피어나는
꽃처럼
삶과 다투지 않고 살아내고 싶다
아주 가끔은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가슴에 쌓인 이야기를 하늘에 풀어내고
조용조용
꽃 물 그대로 물 속 스며들어
또 하나 꽃대 같은 생 밀어 올리며
연꽃처럼 살아내고 싶다
몸은 세상에 섞여 고단해도
아주 가끔은
상처 위로하는 연꽃 향내
그대의 핏줄 속으로 흘러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