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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허리 반듯이 펴고 오래 걸어온 길이라면(자작시)


BY 섬... 2000-11-06




* 그래도 허리 반듯이 펴고
오래 걸어온 길이라면 *


오늘 살아가는 날들이 물에 젖고
고압선이 흐르누나.
식물성의 예감으로 여윈 발목이 새들이
날아간 방향으로 하늘 먼 길이 풀리고 있는데
그 아래에서
세상 물 안개에 눈썹 잠긴 사람들이
가족의 따듯한 저녁밥을 골똘히 생각하며
고가도로 밑으로 일생을 흘러가누나.

우산도 단호한 손가락도 없이..

그래도 허리를 반듯이 펴고
오래 걸어온 길이라면
눈부셔서 슬픈 살림살이 그림자로 매달고
보이지않는 희망은 안경 벗고
고단한 눈물도 벗고
빨리 저무는 서쪽 하늘가를 바라보누나.

다시 한번의 그리운 세상이
황홀하게 보이는 적당한 거리에서
저물어 가누나.
기쁘게 저물어 가누나.


아지트..시의 나라..꿈꾸는 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