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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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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후


BY 봄비내린아침 2000-11-05

너를 만났다

한때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그림자처럼 붙어다녔던

그래서 끝내 모든걸 닮고 말았던

너를

수년만에 다시 만났다


서글서글한 눈매는 그대로인데

눈가를 그늘지운

거미줄같은 실선들이 안타깝다

타닥 갈라지는

건조한 그 음성이 애닯다


꼭 빼닮은 눈매의

아이손을 잡고

마른풀꽃처럼 바스락대며

골목어귀에 나타난 더

달려가 손 마주잡고 싶었는데

나는 멍하니 눈부셔할 밖에

말가니 웃는 그 웃음때문인지

햇빛때문인지

잠시 찡그린 눈자위에

한방울 고여오네


고기한점 베어물고

우리는 마주 웃는다

물기빠진 내 피부가

너도 아프던지

서로 찻잔을 마주놓고서

또 '휴' 한숨을 내린다


그래, 그랬구나

세월은 그냥 무심히 흐르지만은않고

너에게 나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 하나쯤

새기고 간거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