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먼 아득한 옛날 굳어가는 땅위로 팔이 하나 올라와 그 팔이 사람을 만들었다 피는 것도 지는 것도 없는 아득한 그때. 구르는 것은 영원히 구르지 말 것을 명하는 입술이 피어 세상엔 어둠이 생겨났다 조금 뒤, 온 하늘과 땅들을 뒤 덮는 아우성 소리가 두 다리로 달려 휘 두르는 방맹이 어둠을 짓 누르고 사람은 사람들은 비로소 사람이 되었다 198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