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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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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친구의 조언


BY 김해빈 2000-10-19

옛 친구의 조언

海 彬

구슬처럼 살다간 친구가 있다.
세상에 오염되지 않고
세찬 비바람에도 꺽이지 않고
바위틈으로 향기를 뿜으며
끝까지 자기를 지키며 살다간
외로운 친구가 있다.

어젯 밤
그 친구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강나루에
소리없는 밤의 이슬을 밟으며
찬란한 아침의 빛을 타고
나를 만나러 오고 있다 한다.

한참이 지났을까.
이마에 구슬을 매단 채
황겁히 달려온 옛 친구의
뒤로 칠흑같은 밤이
깊은 계곡으로 숨어들즈음
언제나 처럼
창밖에는 안개가 우릴 감싸고
우리가 처음 만나 차를 마시던
고요함이 있는 참 마음의 고향
그 계곡의 산장에서
우리는 뜨거운 포옹으로
해후의 잔에 그리움을 띄웠다.

그 친구는 내게
애조띤 희미한 목소리로
구슬같이 사는 것은
뜨거운 가슴으로
영혼을 태우며 사는거라며
바람속으로 사라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