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민의 밤 끓는 피가 성긴 달빛 아래 검은 그림자로 묶이고 가을 흡혈귀에 물린 모기들이 추운 얼굴로 꿈꾸는 창 기웃거릴 때 섬세한 시계바늘에 아프게 꿰매지던 번민의 밤이 알몸으로 일어나 앉아 목공단 이부자리 뒤척일 때마다 바스락대는 낙엽 몇 장 주워 시린 눈을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