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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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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아침에...


BY SHADOW 2000-09-06



비 내린 아침에....


기다리다 지쳐 잠들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내 마음에 비가 내렸습니다

힘든 기다림을 뒤로하고
적셔진 마음의 무게가
내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고통의 무게로
팽창해버린 가슴은
터지지도 못하는 아픔이 되어
마당 가득히 내렸습니다

앞으로 가야할 길에
얼마나 더 많은 비가 내릴지
난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때까지
내 가슴이 터지지 않고
남아 있을지도
난 알 수 없습니다

이 비 그치면
그리고 또 내일이 오면
아마도 깊은 가을이 되어
내 가슴에 낙엽들이 뒹굴것입니다

님의 말 한 마디에
멍들고 그 아픔들은
하늘로 올라가 또 다시
비를 내릴 것입니다

내 마음에 내리는 비는
소리없이 나를 죽이는
소량의 극약이 되어
난 그걸 기꺼이 받아 먹으며
내 몸과 마음으로
그 아픔속에 머물겠습니다


가을이 오는 문턱에서
내린 비는 나를 성큼 겨울로
데려가 뼛속까지 시리도록
황량한 들판에서 혼자 우는 바람처럼
나를 때리고 지나갑니다

기다림은 나를 이슬이 되게하고
그 이슬은 소리없이 증발해
밤새도록 하늘로 올라 갔나 봅니다

잠에서 깨어 일어나
창밖을 내어다 보니
내 마음 가득히 비가 내렸고
마음속의 비는 아직도
멈출 줄 모르고 내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나 이제
그 비에 젖고 젖어서
형체도 없이 사라져 대지속으로
스며들거 같습니다

젖고 젖은 마음은
이제 아프다는 말 조차
하지 못할 거라는거
떨어진 빗물들은
더이상 흘러나올 수 없는
나의 노래가 되어
흐린 하늘 아래서
님의 손길 없이는 치유되지 못할 거라는거
알기에...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젖어진 몸으로
하루가 천년이 되어
내리는
비가 되어
아침이 되어
더 이상 살지 못하고
...아침으로
.....비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