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font color="green" size="4" face="가을체">
산새의 주검
몹시 추운
어느 겨울날,
응달진 길 모퉁이에
산새 한 마리 죽어 있었지
십 여리의 먼 산길
지친 발걸음 되어 돌아온
어린 소녀의 손과 발은
아무런 감각 없었지만
산새의 납덩이 같은 주검 앞에
연민은 눈물 되고…..
양지 바른 곳
작은 무덤 지어주며
마른가지 주워다 의미도 모르는
십자가 세워 주었지
'추운 이곳 떠나 머나먼 하늘나라
따뜻한 곳으로 날아 가렴’
기도와 묵념 잊지 않고서
그날, 이후
산새의 작은 무덤은
오고 가는 소녀의 발걸음
잠시 머물게 하고
재촉하기도 했었지만
유난히도 추웠던 그 겨울날들
소녀는 군불 지핀
따뜻한 아랫목보다
무덤을 찾아 산새의 영혼을 위로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