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 당신에게 따져 묻노니
열매는 이제막 다 영글어
마지막 햇빛으로 그 속살을 익히려 하는데
아무 영검도 없는 물을 붇는단 말이오
지금 내려보내는 물
알곡에는 필요 없음을 몰랐단 말인가요
이 곡식은 당신에게 먼저 드리잖소
당신은 한눈에 다 볼수 있잖소
지금 어느 곳에선 작은 실수로 사방이 불길에 휩싸여 있잖소
그들이 죽는꼴 구경만 할거요
그런곳에 물을 내려야지
하필이면 그나마도 없이 사는
가엽고도 가엽은 곳에
웬 물을 그리도 많이 내려 보냈소
왜 그랬소
물에 빠진 생쥐같은 모습이 그리도 보기 좋던가요
그들이 당신에게 거만하게 굴기라도 했소
세상 지어낸 당신은
물 바람 불은 어디에 요긴한지 알잖소
설사 당신 자식이 잘못했기로서니
그리도 시험에 들게 한단 말이오
달리 방도가 없었단 말이오
당신은 전지 전능한 신이잖소
나를 믿어라는 신이잖소
우리보고 엎드려 빌라는 그런 신이잖소
평상심은 어디다 버렸오
어디 계집년 치마폭이라도 뒤집고 한눈팔았오
아님 이땅을 뒤엎어 다시 소생케 하려하나요
그 엄청난 시련 당하는게 그리도 볼만하던가요
당신 자식들인데
무엇이 그리 불만이오
무엇으로 그리 노엽단 말이오
신
당신은 정녕 잘못이 없는거요
이것 모두 누가 만들었소
우린 당신 앞에 무엇이란 말이오
우릴 개구쟁이 장난감쯤으로 만들었오
언제까지 당신앞에 무릎꿇어 빌기만 해야되요
세상 뒤 바꾸고 싶어면
당신자식들 고통 없게
한순간에 하면 어떻겠소
그러면 당신 수월 할텐데
애초에 당신이 하신말 거역하였다고
여태껏 삐져 자식 괴롭히는 것은 아니오
어찌 내말이 귀에 거슬리면
내 등짝을 내리치시오
당신 요술지팡이 번갯불로 말이오
내 그 자리에서 당신 증오하며 지옥에 떨어지겠오
태초에 이 세상 당신이 만드셨으니
끝까지 당신 책임이오
죽이든 살리든 당신 뜻대로 하시지오
당신 그 잘난 마음대로....................................
팔월 스무 이렛날
언 직
우릴 괴롭히는 신들이 밉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