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90

어쩌란 말입니까


BY 어진방울 2000-07-28



-- 어쩌란 말입니까 --




해야 할 일이 있다
해치워야 할
꼭 치루어야 할 일

가슴에 박힌 한 덩어리
그 응어리를 풀어야 한다

더 참으려 애쓰지 않고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는 곳에서

찢어 발겨서라도 풀어야 한다
태워 날려서라도
다 토해 낼 때까지 울어서라도

눈물을 참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
울 수 조차 없다는 것이

더는
견딜 수가 없다

아버지!
당신에게 잃음과
당신에게 받음이 혼란스럽습니다

어쩔 수 없는 받아들임이 용납되지 않고
인정해야 하는 것 조차 당황함으로 서성이게 합니다

분명 비어 있어야 할 곳이
아니 넘쳐흐르고 있어야 할 곳이
엉켜들고 흔들어대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보이는 듯 두리번거리고
냄새 나는 듯 맡으려 하고
만져지는 듯 더듬거리면서

안돼!
이렇게 가실수는 없어!

한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말해 보지도 못했는데
한번도
너를 사랑했다 말해 주지도 않았는데

가슴에 담고가면
남은 나는 어떻하라고

당신을 용서한다 말하지도 못했는데
마음놓고 미워해 보지도 못했는데

아버지라 몇번을 불러 봤다고
아버지와 몇번을 손잡아 봤다고

남은 나는 어쩌란 말입니까
끝내 당신은
끝내



-- 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