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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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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동


BY 상큼녀 2000-07-07


벽오동

장마 사나흘 물러난 7월
산 허리 비 구름은
먼 바다로 물러서고
산마루에 서성이던 바람
산자락에 낮게 깔려
이슬이나 말리는 이 아침

벽오동 이파리엔
칠월 청량한 하늘이 베어들고
거리엔
시든 벽오동 노란 꽃송이

꽃향기는
뿌리에 스며들어
더 진한 꽃으로 피어나고

7월
소생하는 것들로
어지럽다
벽오동 진한 꽃향기에 취해
호박벌은 붕붕거리고


변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