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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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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숙 2000-05-23



산으로 갔네.
이미 오래전에 낯설어
바위만한 큰 등 내보이던
그 산으로 나 갔네.

오색빛 무지개의 꿈을 쫓아
훨훨 내달음치며
산을 내려온 적 있었네.
넝쿨손 뻗어 막으며
나를 잡던 풀가지들.

이전에는 찬란한 빛에 목말라
푸릇한 그대 가슴 속
잔 가지들의 떨림을
듣지 못했지.
온 밤을 떠 돌던 목울음을
나는 알지 못했네.

나 이제 산으로 돌아와
무엇이 될까.
하나의 풀잎,
그 풀잎에 잠시 맴도는 이슬 방울
그러다 지고 마는
눈물 한 방울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