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손으로는 과자 봉지 하나 치우지 않아서
어디 앉아서 뭘 먹었는지 늘 흔적을 남기고
라면 외에는 밥도 차려먹을 줄 모르는 남편.
아빠는 안놀아 준다고 늘 내게만 붙어있는 껌딱지 아들.
이러다가는 내가 폭발할 듯 하여
올해 초, 아들네미를 친정 엄마에게 잠시 맡겨두고
신랑에게 가출했다가 오겠다고 통보한 후
2박 3일로 전주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구경한다거나 하는 여행은 아니었지만
걷고 싶으면 걷고 쉬고 싶으면 잠시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잔 마시면서 쉬고
그러다가 배고프면 식당에 들어가 밥 사먹고..
저녁에는 호텔에 들어가 따뜻한 물에 몸 담그고 있다가
TV 켜놓고 뒹굴다가 책 보다가...
그렇게 실컷 충전하고 왔습니다.
지금 그 힘으로 또다시 두 남자 뒤치닥거리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만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