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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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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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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9 스티커 사진을 찍다


BY 석류나무 2013-09-06

 

 

    산에서 내려 온 은실이의 마음은 흥분으로 온 몸을 감싸는것 같았다.

    짧은 시간동안 산에서 동물과 이야기하는 성훈이를 생각하니까 친구가 되었다는것이

    너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밤에 잠을 청하면서 은실이는 산에서의 재미있었던 생각에 마냥 웃음이 흘러나온다.

    여자들만 자는 방이고 불이 꺼진 어두운 방안에서 자신이 웃음을 보인다는 자체가

    또한 웃기다.

    이 밤에 성훈이를 몰래 깨워서 산에 또 올라가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이틀후 토요일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아이들이 학교에 전부 등원한 고아원은

   너무 조용하다.

   방안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던 성훈이는 창가에 앉아 비내리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을때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원장 수녀다.

  

      "성훈이 심심하지?"

      "네.."

      "그럼 오후에 은실이 오면 같이 시내나갈까 바람도 쉴겸"

      "그...래요"

   시내 나가는것은 오랜만이다.사람들이 무서운 성훈이에게 시내에서 사람들을 본다는

   자체가 너무 싫었다.

   그렇지만 원장 수녀는 보통 아이들과는 외모가 다른 성훈이를 위하여 사회성 훈련을

   시켜주고 싶었다.

   고3을 졸업하면 고아원에서 벗어나 사회로 나가야하는 규정이 있기에 다른 아이들은

   몰라도 성훈이는 정말 걱정이 되었다.

   창문을 열고 손을 밖으로 내밀고 내리는 빗물을 손으로 받아보았다.

   차가운 느낌이 손을 타고 그의 몸으로 전해온다 비내리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자신도 모르게 그쪽에 동화가 되어가는것 같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은실이가 방안에 혼자있는 성훈이를 데리러 왔다.

   그녀의 옷차림이 한결 이쁘고 순수하게 보인다.오랜만의 외출이라 그런지 멋을 부린것이다.

  

      "성훈아 가자 원장 수녀님 기다려"

      "어..잠깐.."

    

   성훈이가 일어나더니 자신의 사물함에서 무엇인가 한참동안 찾더니 꺼내는것이 보였다.

   살짝 미소를 보이면서 그녀에게 다가서는 성훈이는 뭔가를 손위에 올려놓았다.

  

      "이거...선..물"

      "뭔데?"

   성훈이가 그녀에게 보여준것은 다름 아닌 종이를 고정시키는 작은 클립으로 만든 하트였다.

   몇일전 성훈이는 우연히 방안에서 클립 하나를 발견하고는 은실이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작은 클립으로 사랑표시라는 하트를 만들었다.

 

      "선물...이...야..받아..줘"

      "어머..이쁘다 고마워...클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다니..솜씨가 짱이다"

   조금 엉성하기는 했지만 자신을 위하여 만들었다는 생각에 은실이는 감동이였다.

   그리고 하트를 목걸이 형식으로 만들었기에 하트를 지탱하는것은 실이였다.

      "너무 고마워...잘 간직할께"

   밖에서 수녀님이 아이들에게 나오라는 클락션을 울렸다.

   원장 수녀가 운전하는 승합차는 두 사람을 태우고 천천히 미끄러지듯이 고아원을 나갔다.

   시내를 향하여 달리는 동안 성훈이는 자동차를 탔다는 기쁨도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나 은실이는 선물로 받은 클립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면서 비록 다른 아이들하고는

   외모도 다르고 말하는것이 어눌하지만 자신을 위하여 클립으로 하트를 만들었다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얼마동안 달렸을까 시내로 접어들었다.마침 무슨 장날인지 시내도로에는 차들이 많이

   보인다.

   원장 수녀가 차를 세운곳은 한달에 4번 교육을 받을려고 간다는 시내에서 제법 큰 건물을

   자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어떤 교회였다.

 

      "원장 수녀님 저는 성훈이하고 저기 문방구가서 구경좀 할께요"

      "그럴래? 어디 멀리가지 말고"

 

   은실이는 시내에 나왔으니까 성훈이를 위하여 어떤 좋은것을 해주고 싶다.

   마침 대형 문방구 안쪽에 스피커 찍은 가게가 보인다.

   여고생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다른쪽에 보이는 스티커 사진 기계안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지 한참동안 그들만의 웃음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성훈이는 뭐 필요한거 없어?"

    "없.는데.."

    "그러지 말고 말해봐 내가 하나 사줄께"

    "진짜 없..어"

    "그럼 성훈아 우리 저기 스티커 사진 찍자"  

 

  매장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던 성훈이는 은실이가 말하는 시티커 사진 찍는 기계쪽으로

  돌아보았다.

  

     "싫어.."

     "왜? 니 모습이 싫어서? 성훈아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넌 마음이 이쁘잖아"

    

  은실이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것이라면 무엇이던지 이루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마음에 드는 친구들하고 스티커 사진을 찍고 가지고 다니는것을

  보았기에 자신도 스티커 사진 찍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은실이가 사정하는것을 보니 같이 찍어주는것이 맞는것 같다는 마음에 스티커 가게로

  들어가는데 주인이 성훈이를 한번 살펴보더니 얼굴을 돌린다.

  그리고 주인은 성의없는 말투로 왼쪽 1번방으로 들어가라고 퉁명하게 말을 던졌다.

  은실이는 성훈이 손을 잡고 한쪽 구석에 보이는 1번방으로 천을 열고는 들어갔다.

  기계 안에서 성훈이가 머뭇거리는 사이 은실이는 빨간 머리를 성훈이 머리에 올렸다.


     "이야 이러니까 멋진데 이렇게 우리 찍자 알았지?"

     "이게 뭐..야 싫...어"

     "야~니 주글래? 나하고 찍어본 사내는 너가 처음이야 영광인줄 알아"

 

  500원 주입하고 3번이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어떤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지 은실이가 차례로 선택하고 어떤 포즈를 취할지를 앞에 보이는

  거울을 보면서 한참동안 사진찍으 모습을 연습했다.

 

     "동전 넣을것이니까 움직이면 안되..내가 각도 마출께"

     "알았어"

  성훈이는 스티커 찍은것이 어떤것인지 몰랐지만 은실이가 하는대로 놔두었다.

  처음에는 빨간 머리색 가발을 머리에 쓰고 두번째는 노란색 가발을 쓰고 찍었다. 

  잠시 후 사진이 인쇄되어서 나오는것을 보니까 은실이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여주인공처럼

  성훈이를 옆에서 위협하는 귀여운 모습으로 나왔다.

  각자의 포즈를 달리하고 3가지색 가발을 쓰고 찍은것을 보니까 너무 귀여웠다.

 

      "아저씨 이거 2개로 팬던트 해주세요 고리에 걸어서"

      "그래 알았다 하나씩 사진을 넣어서 만들어줄께"


 어떤 기계를 이용하여 스티커가게 주인은 두 사람의 얼굴이 들어간 사진을 팬턴트에

 주입하고 하나는 은실이 목에 하나는 성훈이 목에 걸어주었다.

 

    "성훈아 이제부터 우린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친구가 되는거야?"

    "그..래"

    우리 어른이 되어서 헤어져도 이거보면서 서로를 생각하기 알겠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