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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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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


BY 하윤 2013-06-04

11월 첫 주에 중간고사 성적이 나왔다.

결과는 참담했다. 특히 수학은 50점 만점에 20점대로 최악이었다. 그나마 체면을 좀 세운 건 이번 시험에서 가장 까다로웠다는 국어와 영어였다. 두 과목 모두 45점씩을 넘는 바람에 혜란은 뜻하지 않게 반 아이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더구나 국어는 혜란이 반에서 최고 점수여서 아이들이 모두 놀랐다.

“책벌레라 역시 다르네?”

정아가 모처럼 칭찬을 했다.

“근데, 진정한 책벌레라면 전 과목을 다 잘해야 하는 거 아냐?”

그러면 그렇지. 정아의 직설 화법에는 이제 혜란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느긋하게 넘길 수 있었다. 한데 정아의 성적은 의외로 평범했다. 정아의 엉뚱한 성격이나 배짱으로 봐선 공부도 좀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아서 오히려 더 친밀감이 느껴졌다.

어쨌든 챙겨야 될 건 성적만이 아니었다. 상고생의 기본인 자격증을 따야 했다. 주산의 경우, 반에서 절반 이상이 2급에 들어간 데다 간혹 1급을 연습하는 애도 눈에 띄었는데 혜란은 아직 3급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니까 주산이 가장 급한 발등의 불이었다. 그 불을 끄자면 만사를 제쳐 두고 주산 연습만 해야 했고 그러자면 책을 끊어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독하게 결심을 해도 1학년 대출일인 월요일 목요일만 되면 자동으로 혜란의 발걸음은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래서 혜란은 정말이지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까지 아껴 가며, 책도 보고 주산 연습도 해야 했다.

그런 혜란의 유일한 방해꾼은 바로 정아였다.

“야, 짝이 왜 있는 건데? 쉬는 시간에 같이 놀아 주라고 있는 거잖아?”

웬만하면 정아 말은 다 들어주려고 노력하는데도 어쩌다 한 번 대꾸라도 안 해 주면 정아는 온갖 생떼를 썼다. 그런데도 정아가 하는 짓은 모두 귀엽고 밉지가 않았다. 하루는 정아가 바깥에 나가더니 노란 은행잎을 한 움큼 들고 들어와 혜란에게 뿌렸다.

“어이 책벌레! 가을이 온 줄은 알고 있어?”

느닷없이 은행잎 세례를 받은 혜란은 그제야 무심했던 바깥 풍경에 눈을 돌렸다. 창밖에 우뚝 서 있는 은행나무들의 노란 함성에 눈이 부셨다. 혜란은 문득 S여상에서 11월은 처음 맞이한다는 걸 깨달았다. 작년 10월에 학교를 떠났으니 말이다. 일 년 전에 뚝 잘려 나갔던 10월이 이제야 11월과 연결된 것이다. 혜란은 기분이 좀 묘했다. 억울하다거나 분하다는 감정과는 거리가 먼, 아련한 서러움이 밀려왔다.

“왜, 나무가 너한테 뭐라고 하니?”

혜란이 은행나무를 보며 넋을 놓고 있으니까 정아가 한 마디 했다.

 

11월 20일은 대입 학력고사 날이었다.

혜란네 학교는 등교 시간도 한 시간 늦추고 단축 수업 후에는 문화 교실도 예정돼 있었다. 문화 교실로 볼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다. 그 영화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혜란은 돈 때문에 포기했는데, 정아가 하도 같이 보러 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비상금을 털어 보기로 했다. 근데 종례 시간에 돌연 문화 교실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뭐야? 잔뜩 기대했는데. 에이, 차라리 잘 됐다. 우리 이 돈 가지고 신나게 놀자.”

정아는 참 실망도 빠르고 극복도 빨랐지만 혜란은 그렇지가 못해서 담임이 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 표정이 굳어 있었다.

“왜 그래? 그 영화, 오늘 안 보면 큰일 나는 거야?”

정아가 혜란의 어깨를 흔들었다. 물론 영화쯤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일이 틀어져 버렸다는 그 사실이 불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혜란은 맥없이 정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둘은 일단 분식집에 들어가 떡볶이며 튀김으로 배를 채웠다. 그런 다음 G대 주변을 돌아다니며 놀았다. 그러다 빵집이 눈에 띄자 혜란은 또 빵을 먹자고 했다. 아직 배가 안 꺼졌다고 하면서도 정아는 먼저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접시 가득 담긴 설탕 범벅의 빵들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살이 찌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혜란은 그걸 꾸역꾸역 먹었다. 한두 개 먹다가 물러난 정아의 몫까지 게걸스럽게 다 먹어치웠다. 기분은 아까보다 더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지만 막을 방법이 없었다.

“너 오늘 기분 별로구나? 그럴 땐 술이 최곤데.......”

정아는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다. 혜란은 이미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기 때문에 순순히 정아를 따라갔다. 정아네 집은 셋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아래채에서 대문과 가장 가까운 첫 번째 방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은 부엌이 딸린 방 한 칸이 전부여서, 주인이 사는 몸채에 비해 아주 열악한 구조였다. 정아의 평소 옷차림이며 돈 씀씀이로 봤을 때는 사는 게 넉넉할 줄 알았는데 좀 의외였다. 한편으로는 정아가 잘사는 집 애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혜란을 방에 앉혀 놓고 부엌으로 나간 정아는 곧 술상을 차려왔다.

“할머니 술 훔쳐 왔어. 우리 할머니는 꼭 밤에 소주 한 잔씩은 마셔야 잠이 들거든.”

“할머니랑 같이 살아?”

“응. 내가 얘기 안 했나?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그 드라마틱한 사연을.”

둘은 소주를 홀짝홀짝 나누어 마셨다.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과 쓰디쓴 뒷맛은 불쾌했지만 혜란은 묵묵히 잔을 비웠다. 술이 들어가자 정아의 드라마틱한 사연이 펼쳐졌다. 정아는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로 친할머니 손에서만 자랐고, 부모님은 각자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고 했다.

“그럼 엄마는 가끔 만나?”

“아니. 엄마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할머니가 사진을 다 없애 버렸거든. 가끔은 날 보러 오던 아버지도 자기 마누라가 싫은 소리를 했는지 언젠가부터 발길을 뚝 끊었어. 그래도 생활비는 꼬박꼬박 보내 주니 그걸로 만족해야겠지?”

“난 네가 워낙 밝으니까 그런 건 생각도 못했어.”

“다 우리 할머니 덕분이야. 정말이지 나를 끔찍하게 예뻐하고 금이야 옥이야 키워 줬거든. 부모 있는 애들 하나도 안 부러울 정도로.”

“너 정말 할머니한테 효도해야겠다.”

“근데 요즘은 좀 골치 아파. 할머니도 나이가 드는지 갈수록 잔소리가 심해지는 거 있지. 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되긴 하지만. 한데 나더러 취직할 생각 말고 졸업하자마자 바로 시집부터 가라는 건 좀 심하지 않니? 그래야 할머니가 마음 편히 눈을 감겠다나 뭐라나. 한 번만 더 그런 소리 하면 당장 집 나가 버린다고 소리쳤어. 그랬더니 우리 할머니가 뭐랬는지 알아? 나갈 거면 남자랑 눈 맞아서 나가래.”

“할머닌 너 혼자 남게 될 일을 벌써 걱정하시는구나?”

“난 할머니 죽으면 따라 죽을 거야. 할머니 없인 못살아.......”

정아의 그 말은 할머니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많이도 필요 없었다. 자신을 지지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정아처럼 밝고 당당하게 자랄 수 있는 것이다. 부모 있는 혜란은 부모 없는 정아가 한없이 부러웠다.

정아는 금세 분위기를 바꾸어 우스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혜란은 정아가 한 마디씩 할 때마다 요란하게 반응하며 킬킬댔다. 자신이 심하게 오버한다는 건 알았지만 멈추고 싶지는 않았다. 알코올의 위력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어느 순간 정아가 벌떡 일어나 형광등을 켰다. 그제야 혜란은 시간이 꽤 흘렀음을 깨닫고 몸을 일으켰다. 정아가 저녁 먹고 가라며 붙잡았지만 그 상태로 정아 할머니와 맞닥뜨릴 수는 없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찬바람이 와락 덮쳐 왔다. 술이 확 깼다. 정아가 골목 끝까지 배웅해 주었다.

 

혼자가 되자 혜란은 언제 깔깔대고 놀았냐는 듯 엄청난 고독감에 휩싸였다.

정아를 다시 불러내고 싶을 정도였다. 혜란은 한참 동안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처럼 서 있다가 일단 걷기로 했다. 걷다 보면 무슨 수가 나겠지 싶었다. 텅 빈 공중전화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그냥 지나쳤다. 그때부터 혜란의 눈에 들어오는 건 공중전화 박스뿐이었다. 그 안에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지만 분명한 것은 전화기를 볼 때마다 혜란의 마음이 심하게 요동친다는 사실이었다. 몇 개째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의 공중전화를 지나친 다음에야 혜란은 순순히 인정했다. 전화를 하지 않고는 지금 가슴속에 소용돌이치는 불안과 공허를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을.

혜란은 주머니 속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이번 공중전화는 절대 놓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정작 저만치에 서 있는 공중전화를 발견했을 때는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그 뒤의 고통이 더 클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혜란은 덤덤한 척 수화기를 들고 동전을 넣었다. 이제 번호만 누르면 되었다. 그런데 손가락이 굳어 버린 듯 꼼짝을 안 했다. 수화기에서 나는 두우~ 소리는 가뜩이나 불안한 혜란의 마음을 더 부채질했다. 혜란은 침을 한 번 꿀꺽 삼킨 다음 천천히 번호를 눌렀다. 마침내 번호를 다 눌렀을 때는 숨이 턱 멎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꽤 오래도록 저쪽에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시험 끝난 기념으로 다들 외식이라도 하러 나갔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혜란은 망연히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전화를 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데 막상 연결이 안 되니까 말할 수 없이 허탈했다. 혜란은 열세 번째 신호음까지 세고 나서야 마음을 접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려 했다. 그때 기적처럼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소정이 아버지였다. 소정이 아버지의 목소리는 여전히 무뚝뚝했지만 어딘지 불안한 기운이 느껴졌다. 혜란은 조심스럽게 소정이를 부탁했다. 그런데 소정이도 허둥대는 목소리였다.

그제야 혜란은 때를 잘못 맞춰 전화를 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그냥 끊을 수도 없어 억지로 말을 이어갔다. 오늘 날씨가 너무 춥다는 둥, 문화 교실이 연기되는 바람에 클라크 게이블을 못 봐서 아쉽다는 둥, 정작 궁금한 정우오빠 얘기만 쏙 빼놓고 자신이 생각해도 참 쓸데없는 소리들만 주절댔다. 그러다가 더는 할 말이 없어 입을 다물었는데, 그 몇 초 안 되는 침묵의 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혜란은 질식할 것 같은 무거운 공기를 참을 수 없어 이만 끊겠다고 했다. 소정이는 다급하게 혜란을 불렀다. 그래 놓고도 또 얼마간 뜸을 들이다가 소정이는 겨우 말을 꺼냈다.

“혜란아, 우리 오빠 오늘 시험 안 쳤어.......”

힘겹게 그 말을 내뱉은 소정이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혜란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소정이의 울음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밥 먹고 나갔는데, 아버지가 분명히 교문 앞까지 데려다 줬는데, 좀 전에 들어와서는 시험을 안 쳤다고 하는 거야. 그 바람에 지금 우리 집 난리 났어. 아, 혜란아 이만 끊어야겠다. 아버지 들어오셨어.......”

혜란은 끊어진 수화기를 붙들고 멍하니 서 있다가 뒷사람의 재촉을 받고서야 전화박스를 나왔다. 온갖 생각들이 실핏줄처럼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정우오빠가 왜 시험을 포기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작년의 S대 실패 같은 건 차라리 아무 일도 아닌 걸로 여겨질 만큼 이번 일은 충격 그 자체였다. 정우오빠한테 그런 뱃심이 있었던가, 혜란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 다정하고 온화한 표정 뒤에 무서운 칼날이 숨어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우오빠가 낯설게 느껴졌다.

집이 가까워져 오자 혜란은 방향을 틀었다.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는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항복하게 될 때까지 혜란은 동네 골목을 수도 없이 돌았다. 그리하여 집 대문을 살며시 밀고 들어갈 때쯤에는 단 한 가지의 결론만 남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정우오빠의 현재 심정이나 상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혜란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프다는 것, 그것뿐이었다.

 

며칠 동안 숨죽이고 눈치만 보던 혜란은 참다못해 소정이를 찾아갔다.

소정이는 그 사이 얼굴이 핼쑥해져 있었다. 도서관으로 이동할 때까지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로 마주 앉고서도 한동안 침묵만 지켰다. 소정이가 주로 말을 하고 자신은 듣기만 하던 게 워낙 몸에 배 있어서 혜란이 먼저 대화를 주도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더구나 그렇게 심각한 얼굴을 한 소정이는 처음이어서 더 주눅이 들었다. 난방이 안 된 도서관은 휑하고 추운 데다 덜컹거리는 창문 소리까지 가세해 분위기는 한층 을씨년스러웠다.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던 소정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오빠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어....... 좀 긴장된 모습이긴 했지만 시험을 앞두고 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교문을 통과하면서 아버지한테 손까지 흔들었다는데, 어쩜 그렇게 감쪽같이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는 건지....... 그날 저녁 오빠는 반쯤 얼이 빠진 채 돌아왔어. 그 추운 날씨에 어디를 얼마나 돌아다닌 건지 얼굴이 새파랗게 얼어 있더라니까.”

그날 혜란이 거리를 헤매던 시간에 정우오빠도 똑같이 그러고 다녔다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면서도 묘한 동지애가 느껴졌다.

“오빠가 시험을 안 쳤다고 하자 아버지는 오빠의 뺨을 때렸어.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결국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가 울며불며 뜯어말리고, 아버지는 오빠를 죽여 버린다며 더 노발대발하고, 그런 난리는 정말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이었어.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고 다들 기진맥진해 있던 참에 네 전화가 왔던 거야. 그래서 길게 통화를 못했어. 미안.......”

“아, 아니야. 눈치 없이 전화한 내가 미안하지.......”

혜란은 손사래를 쳤다. 소정이의 눈가에 얼핏 물방울이 맺히는 게 보였다. 그러고 보니 소정이의 눈물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소정이가 생전 처음 겪었다는 그런 난리가 혜란 자신에게는 일상사라는 사실 때문에 별로 공감이 안 되었다.

“그럼, 이제 정우오빠는 어떻게 되는 거야?”

“삼수해야지 뭐.”

소정이의 대답은 너무나 간단명료했다.

“정우오빠도 그러겠대?”

“아버지 말이 곧 법인데 안 따르면 어쩔 거야? 오빠도 자기가 잘못한 건 아는지 별다른 말은 안 하던 걸. 나는 오빠가 내년에는 꼭 S대에 붙어서 아버지의 실망을 한방에 날려 주었으면 좋겠어.......”

혜란은 자기 아버지 편만 드는 소정이가 너무 못마땅했다. 이럴 때는 그냥 무조건 정우오빠 쪽에 서 주면 안 되나. 하나뿐인 동생한테조차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홀로 외로운 시간을 견디고 있을 정우오빠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하지만 소정이가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더 캐물을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