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문다
나는 그녀가 준 종이뭉치를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걸 펼쳤다
거기엔 이렇게 쓰이어 있었다
리모델링
문희가 쓴 이야기였다
나의 첫사랑 문희가 쓴 소설같은 일기
난 그걸 읽어 내려 갔다
리모델링......
한 여자
연상의 남자와 사는 문희가
자신을 만족하게 해 주지 못하는 성적 불만을
젊은 남자 리모델링 기사 최민수에게서 얻어내는
스토리의 여자가 새로 되어가는 중년여인의 일기체 소설
그랬다
나의 첫사랑 문희는 그렇게 무너졌고
나도 오랜동안 간직했던 꿈이 다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난 지금 계족산을 오르고 있다
분노가 내 가슴에서 치밀어 오른다
내가 그토록 간직했던 문희의 첫사랑 순정
한낱 정욕에 의해 다 쓸려가다니...
이제
사랑을 아니하기로 한다
난 아침 가게문을 열었다
그리고 두루마기를 마름질 하기 위해 가위를 찾는다
난 역시 한복을 짓는 남자다
리모델링..
여자의 리모델링
남자의 리모델링
그러나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것은 본질인것을...
난 이제 역시 혼자 살것이다
란같은 여자도
문희도 다 잊고 그저
두루마기를 짓는 한 남자로 살것이다
이것이 나의 익숙한 삶의 방식임을확인하며
불능이된 남자의 리모델링을 포기한다
잘가라 2007이여
그리고 리모델링 하려 했던 사랑의 순정도
다 미련없이 날아 가거라
혼자사는 남자 사랑의 리모델링 불가!
여기서 멈춥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