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었다 지영은 이제 모든게 지겹다 ... 전화벨이 울리면 몸이 나도모르게 심장에 전쟁이 난것처럼 쿵쾅 거리며 먼저 반응하는게 화가 나기까지 한다..
"엄마가 돌아가셔야 모든게 끝날꺼야" J의 말이 지영에게 내리는 사형선고 같다 .
나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야 그말을 실감했을까 너무 바보 같다 지영은 믿었다 언젠가는 알겠지 .. 하지만 시어머니에겐 진심이란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였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늘 불행했던것도 아니였다 모처럼 온 가족이 훈훈한 시간도 보냈다 1년전 어머니의 그일만 아니였다면 모든게 다 좋았을텐데... 이젠 모두가 연락을 끊어버렸다 지친건 지영뿐이 아니였다 삼형제 모두를 떨어져 나가게 만들었다 시어머니는 삶을 질리게 만드는 요상한 재주가 있었다
센프라시스코 ...
지영과 J가 처음 만난곳 그리고 가끔은 비행기에 몸을 실고 그동안의 피로늘 날리고 돌아오곤 했던곳... 한국을 떠나 처음으로 정착했던곳도 샌프란시스코였다
미국에 참 오기 싫었다 친정어머니의 갑작스런 재혼, 동생의 유학 , 약혼자와의 파혼.... 모든게 지영에겐 엉망이였다 도망치듯 달려온곳이 센프란시스코였다 .. 출국한 다음날 아침 지영은 J를 운명처럼 만났다 그리고 그 운명과 무언가에 끌려 가듯 급하게 결혼을했다
아이도 많이 낳았다 낯선 땅에서 자식은 그녀에겐 전부가 되었다 J가 일을 나가면 지영은 혼자 남아 있었다 J가 돌아올때까지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지영에겐 ..... 아이는 세상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끈이되었다 ...
첫애를 낳던해에도 시어머닌 몇달식 좁은 아파트에 머물다 가곤했다 퉁퉁부은 다리로 종일 설것이를 하다보면 하루가 금세 지났다. 어머니는 종일 전화만했다 그리고 먹었다 지치고 멀미가 나도록 먹어댔다 어머니는 일을 만들어 지영에게 가져다 주었다 "나도 김치를 잘 못하는데 너랑 같이해보고 싶구나 나도 배워보게 서로 배우면 좋잖니 " 지영은 착한 며느리가 되고싶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가 어쪈지 가여웠다.. 남편에게도 어머니니까 잘해야 한다며 위로해 주었고 J도 그런 지영에게 힘이 되었다 .. 그래서일까 어머니도 지영앞에선 얌전했다 " 아버지가 너네집만 왔다가면 살이쪄 얘가 아버지맘을 편하게 해주나봐 애도 날 닮아 사람맘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네 " 지영도 그럼말이 싫진 않았다 . 지영의 친정엄마는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였다 그런 지영에게 시어머니의 칭찬은 너무나 달기만 했다.
첫아이들 낳던 그날을 지영은 잊을수없다 아버지 없이 자란 지영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늘 마음에 아련하게 남아있었고 첫아이를 낳던날 엄마보다 아버지가 그리웠다 지영의 엄마는 새아버지를 핑계로 겨우 일주일만 머물다 서둘러 가버려 가득이나 외로운 지영을 더 외롭게 만들었다 그렇게 지영은 외로워 질때마다 시어머니와 연락을 했고 그런 지영에게 어머니는 작은 위로가 되었다
첫아이는 한시도 지영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J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안으면 아이는 귀신처럼 엄마인 지영을 찾아 울어댔다 J는 그런아이가 낯설고 섭섭했다 시어머니는 그런 지영의 하소연에 "애가 어쪔 아빠는 하나도 않 담고 엄마만 닮았어 에가 엄마만 찾아 아빠 섭섭하게 니가 미국생활을 잘 몰라 그런가본데 아이를 너무 오냐 오냐 키우면 않되 애 교육은 아빠에게 맡겨라 " 시어머닌 전화기 넘어로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 하던 전화가 2주에 한번 3주에 한번 그리고 몇달에 한번으로 바쁜 육아로 줄여가자 어머니는 친정집에까지 전화를 해 지영의 속속울 캐 묻기 시작헸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영과 J는 첫집을 장만했다 결혼해서 신혼여행비도 아껴 지은 그들의 첫 보금자리..... 그 기쁨을 지영은 시부모님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지영은 들떠 있었다 밑반찬도 만들고 장도 보고 침대 커버도 바꾸고 ....
하지만 시어머니의 반응은 차가왔다 " 집이 참 좋구나 근데 내집도 아닌데 ... 뭐 넌 참 좋겠다 남편이 이렇게 잘해주니 " 질투가 섞여 비비꼬는 말투 ... 그말은 지영의 귀에서 내내 냄돌았다 그렇게 하나 둘 시어머니가 무심코 내놓은 말들은 지영에게 화살이 되어 하나씩 상처로 남기 시작한것도 그 무렵부터였다
"아들이 잘됬는데 왜 이러시지 아님 내가 뭘 잘못했나 " 지영은 시간을 되짚어봤다 그러고 보니 어머닌 내내 얼굴이 굳어 있었다 차에서도 내내 웃지도 않았고 손주를 보고도 반가와 하지도 않았다 처음엔 혈압때문인가했다 살이 많이 쪄서 더이상 채워지지 않는 단추가 어머니의 몸집을 말해주었다 ...
질투.... 어머닌 질투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 질투는 어머니의 삶과 지영의 삶까지 엉망으로 물들여 놓고 있음을 어머닌 자각하지 못했다.
^^ 처음으로 소설이라는걸 써 보았습니다 지나온 제 시간에 대한 정리라고 할까요 이일이 제게 앞으로 살아갈 돌파구가 되길 바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