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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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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속의 여자


BY 망팬 2013-03-08

"이메조 볼테기"라는 음식점이었다.
이름도 특이하지만 개업식이라 그런지 손님이 꽉찼다

집주인 영애의 덕에 우린 별도의 조용한 방을 차지할 수가 있었다.

"뭐 먹을래?"
"저거....뭐야.....?"

"이메조(화투의 이메조) 볼테기"
"그게 뭐냐고"

"대구 머리라든가 맛있어^^"
"그래 그걸로 먹자...."

"근데, 진숙이는 왜 안와?"
"응, 전화 왔어....가게에 혼수팀이 온다는거야 그래서 못오겠데...."

"그러고 누가 또 온댔잖아?"
"응, 태구 오빠..........거기도 안온대.....그 남자 본래 진숙이 보고싶어 온댔거든^^^^"

"진숙이를 좋아했나봐?^"
"그래......첫사랑이었다나...하여간 그래....."

"피익~~"
"왜?"

"진숙이 고거 아주...."
"그래에....고거 얌전한척하면서 할짓 다하잖니....."

"할짓이라니..?"
"저, 죽은 유창수하고.....그렇고 그런사이였다잖아 너 몰랐어?"

죽은 유창수랑은 영애가 놀았다(?)고 했는데....
영애 얘기는 또 다르네.....뭐야 이건

어느게 진실이야? 난 햇갈렸다.
그러나 여하간 죽었으니까 따질일도 아니고....

이내 볼테기 요리가 나왔다. 국물이 뽀오야킨 하지만
별로 먹을게 없을것 같은 음식이다

한 숫갈 국물을 떠먹어본다.

‘어·두·육·미(魚頭肉尾)’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는 우리네 조상들이 대구 머리 맛에 반해서 한 표현이다.

‘물고기는 머리가 맛있다"

그란데 ‘볼테기’란 뭔가?

대구 머리를 부산 사람들이 옛 부터 부르던 속어다.
또 대구는 입이 크다 해서 대구. 머리도 커서 ‘대두魚’라고도 불렀단다

머리도 크고 입도 큰 대구는 눈, 뼈, 아가미할 것 없이 버릴 데 하나 없는 그야말로 ‘진국’이다. 지방이 적고 담백해, 비린 맛이 싫은 이에게도 거부감이 없다나....

큼지막하게 썰은 대파, 빨간 청양고추, 미나리, 무, 콩나물, 미더덕, 그리고 대구 머리... 푸짐한 볼테기 탕이다. 양념을 넣지 않아 국물이 맑다.

콩나물이 누들누들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국물을 떠 맛보니 맛이 괜찮다
거기다가 여기저기 붙은 하얀 고깃살이 입에서 그런대로 고소하게 씹힌다.

밖에는 비가 내리나보다.

"너 요즘 무자게 벌었겠다?"
"뭔돈?"

"기집애...너 주식하잖아^^"
"좀 벌었지....."

"돈 많으면 여편네들 간이 붓는다는데..."
"그건 그래......"

"간이 부으면 어떻게 돼니?"
"글쎄......남편이 좀 우습게 보인다고 할까......"

"어떻게....?"
"없어졌으면 좋겠지 뭐 호호호"

"정말, 그래?"
"그럼....하는짓마다 꼴보기 싫다니까...."

"뭐가?"
"내 주변만 얼쩡거리지 뭐 도움이 되는게 있어야지...."

"도움?"
"그래. 여자가 마흔 넘고 돈 많으면 할짓이 뭐야...호호호"

"이게, 과부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네....."
"얘, 과부가 얼마나 좋아....자유롭지....프리한 것 때문에 혼자사는 여자가
황홀경에 빠지는 확률이 훨씬 높다잖아..."

"미첬네.....남자도 없는데 어떻게 미처..."
"왜 못미처....요즘 영계들 얼마든지 있어.....요즘 애들 연상녀 얼마나 좋아하는줄 아니......"

이해가 될듯 말듯하다. 남자들이란 참 이상한 존재다. 어느 잡지에서인가 인터넷에서왠 남자가 고백한 내용이다

그 남자의 가장 잊지못할 섹스에 대한 기억에 의하면

휴가를 맡아 집으로 오는 도중 춘천의 어느 여관에서 1박을 하게 됐는데
주머니 돈을 몽땅 긁어보니 3만원이더란다.

젊음의 긴 밤을 혼자 지내기 힘들어 돈대로(?) 여자를 주문했는데 얼마후
들어온 여자는 사십은 훨씬 넘어보이는 여자

실망이 되긴 했지만.....
젊은 군인의 욕정을 풀 수 밖에 없어 안탑깝게 생각하고 욕구를 풀려는데

실망한 젊은 군인이 불쌍했던지 아니면 젊은 남자가 너무 맘에 들어서일까....

그날밤의 그 아줌마와 길지않은 시간속의 섹스는 결혼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잊지못할 밤이었다는 그 남자의 고백

하기야.....
여자의 사랑이 어디 나이를 묻고 오던가

로맨스가 중년이라고 꼭 비껴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환희를 나누고 싶은 미음에 함께 엉켜질 남자만 있다면 중년의 불은 원숙한 경험에서 태워지는 아름다운 왈츠형 불꽃

식사를 마치고 나니 노곤하다. 영애도 노곤한 모양이다.

"어디가서 잤으면 좋겠네....."
"어디 갈래?"

"어디?"
"글쎄......갈데있어.....?"

"시골이나 갈까?"
"시골...?"

"그래, 속리산 어때?"
"속리산....."

"속리산에는 왜?"
"거기가면 좋은 집이 있어...."

"좋은 집?"
"그래....속리산 가는길에 수한면 가면 정말 괜찮은데 있다"

"그래.....나도 가도돼?"
"그럼.....너 같은 사람은 너무 좋겠다. 한 2~3일 있으면 더 좋고...."

"이삼일? 우리애 밥은 누가 해주고..."
"다 컷는데 지가 해먹으래라...아마 더 좋아할걸....친구들 데려다 놀으라면...."

"그럴라나...?"
"그럼, 우리도 어릴때 그랬잖아....엄마 아빠 잔치에 가면 얼마나 신났니...안그래?"

그랬다. 엄마 아빠가 집을 비우는 날은 친구들을 불러 놀면 신나고 즐거웟던 기억이 사실이다

"나...잠깐...."

화장실에 가고 싶다.
영애는 밥먹은 화장을 고치느라 손거울을 보고 난 방을 나와 주방 반대편쪽으로 걸어갔다.

식당안에는 얼큰한 남자들의 모습이 보이고 더러는 서빙하는 여자들과 히히덕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자존심이 좀 상한다.

화장실 문을 열려는데 한 아줌마가 저쪽에서 걸어온다.
청소하는 아줌마다. 그런데...........

어디서 본듯하다. 아는 사람이라면 인사를 해야 할텐데....
내가 그녀를 정면으로 쳐다보는걸 알았던지 그녀가 나를 흘끔 쳐다보고는 봉걸레를
들고 반대쪽으로 걸어 간다.

<아무래도 어디서......본듯한?>

그러나 생각은 나지 않는다. 어디서 보았을까?
낮익은 여자의 얼굴...쉰은 좀 넘어보이는데....

화장실 세면대에 손을 씻으면서도 그 여자의 얼굴이 떠나지 않는다

<어디서 봤더라?????>

수도꼭지가 하얀 물을 게속 흘려보내고 내 생각은 머리속에서 그 여자의 기억을
스크린하고 있나보다.

<하긴.....닮은 사람도 많잖아....>

문을 열고 룸으로 돌아오면서도 여자의 궁금증이 가시지를 않는것은 왠일일까?
슬리퍼를 벗고 마루를 올라서려는데......아하!!!

<그래, 그 여자였구나......그래서 그렇게 깊이 박혔구나.....한번 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