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우나 나야 미안해 욕해찌? 우선 500만원 송금 휴우~ 이제 좀 살아나네 ㅇ 다 복구시켜주께 걱정마 나의 다아링 사랑해요 누나>
그랬다. 내 돈을 먹고 튄놈이 이 놈이다.
한 사십일은 된 모양이다. 투자의 귀재라나 뭐라나 자랑끝에 불난다고
그 놈의 꼬임에 빠져 적금 깨고 대출받아서 욕심으로 투자(?)해 버린 내 돈
내고향 속리산 기슭 갈목리에서 함께자란 우진이
서울의 K대를 나온 머리좋은 동생 친구 우진이는 늘 나를 떠나지 않은 남자다
경찰대학에 입학하였다가 뭐가 잘못되었는지 4학년때 퇴학을 당하고 술로 산다는 소문이 자자하고
느닷없이 나타난 그 놈이 나를 충격속으로 몰아 넣었지 않았던가
"누나, 나 혼자 살거다. 영원히 혼자 살아야 할것같애"
"왜?"
"누나 땜에..."
"뭐! 나 땜에???"
황당한 고백이었다.
나를 짝사랑했다는 고백
믿을 수가 없었지만 야릇한 감정이 나를 소요올이 치게 한것은 당연했다.
"누나, 나 고등학교 때 날마다 누나네 갔지?"
"그래, 날마다 왔지"
"숙명일까? 운명일까?"
"뭔소리야?"
매미소리 시골마을 덮은 여름날 큰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날
아마도 나는 더위를 씻느라 목욕을하고 대청마루 건너편 방에서 잠이 들었었나보다
그것도 야하게 거의 누드의 몸으로 잠이 들었던 것같다
"누나 시집가던날 많이 울었지..."
"그랬어 얘는 사춘기에는 더러 그런다드라 호호호"
일식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고 고향얘기를 꽃피우고 있던 그날 밤
"나 누나 다봤다. 그러고는 그 그림이 지금껐 지워지지 않는거야 정말이야 믿어지지 않겠지만"
"뭐야? 그랬어..미안하다 얘...얘기를 해야알지 짓굿네 너 웃긴다 ㅍㅎㅎ"
에스라인도 아니고 그저 오동통하게만 자랐던 나의 몸매를 그것도 19금까지 다 봤을걸 생각하니
어쩌면 통쾌하기도하고....여자 나이 마흔둘의 뻔뻔함이랄까...
"나, 장가 안간데는 누나가 일조했지. 아무래도 난 다른 여자랑 잠자리 못할것같아"
"뭐야, 얘 봐 날 홀리는거야 뭐야 호호호"
우린 그날 술을 한껏마셨다.
그리고 교외를 빠져 나와 히히덕 거리다 헤어졌다
"누나, 돈벌고 싶지?"
"왜, 돈벌고 싶지 않은사람 누가 있겠어"
"조금 투자해볼래?"
"얼마나?"
"형편대로.."
"뭐하는데...."
"한번 와 볼거야?"
"어딜?"
"우리 작업실"
"작업실?"
닥새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식투자의 대가가 바로 우진이라니...
난 너무 좋았다. 믿을만한 놈 그것도 나를 그토록 진하게 보았고 사랑하고 지금도 나 때문에 장가를 못가고
있다는 우진이의 말이 진심이 아니라해도 난 너무 좋다
남편 몰래 난 돈을 긁어 냈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계좌로 돈을 보냈다
내게는 너무도 큰 돈 거금 2000만원을 보내고 나니 가슴이 벌렁거린다
새가슴
남편몰래 비자금을 마련하여 나도 스릴있게 살아봐??
신흥동에 오순이라는 아줌마가 있다
남편몰래 3억을 모았다고 자랑하곤 한다
큰 오빠가 오천만원을 유산으로 나누어 줬는데 그걸 몇년전에 k자동차 주식이 그냥 사고 싶어서
샀더니 지금 6배가 뛰었단다
그래서인지 남편을 우습게 보는 오순 아줌마
남편은 늘 나를 애 취급한다
설교를 했다가 가르치고 더 나아가 무시하기 일쑤다
우진이에게 연락이 온다
<누나, 잘되고 있어요. 대선주 땜에 대박나네요 언제 만나서 회포도 풀고 보상도 두둑히 할께요>
꿈같은 이야기가 내개로 왔다.
우진이 얼굴이 어른거렸다
나이 설흔아홉의 동생 친구 홀로사눈 총각 우진이
아직도 나만 보면 가슴이 설레여 미칠것 같다는 우진이
그는 내게 내 인생에 무엇일까?
그놈이 지금 잠수했다가 떠오른 것이다.
돈 걱정보다 무엇이 잘못되었나 더 걱정이 되었던게 내 솔직한 심정이라니
나도 나를 알 수 없었는데
지금 우진이에게서 연락이 온것이다
세상이 다 빛이 된 기분이다
황홀한 불빛이 다시 켜지는 순간이다
난 거울을 쳐다 보았다
얼굴이 상기되도 너무 상기되었다
이쁘게 보일 수 있을까???
전화가 흔들린다 남편 전화
돌팔이 남편 나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남편의 전화다
모든걸 다 아는척 팔방미인
집안일 동료일 후배일 모두 참견하고 해결해주는 해결사 남편
뭐든지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남편
돌팔이 의사 내 남편이 자꾸 작아보이지
"여보세요?"
"여보, 나 시골좀 가야겠어."
"왜?"
"아버지가 다치셨대"
"아버지가....많이"
"아니 넘어지셨나봐"
"그럼 병원가시라고 하지?"
"안돼, 내가 가봐야지. 아버지가 뭘알아"
또 시작이다. 뭐든지 다 자신이 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남편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돌팔이 남편
"알았어 갔다와"
전화를 끊고 난 전화를 걸었다. 우진이의 전화번호가 뜨고 신호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