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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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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가꾸기


BY 순데렐라 2011-05-23

"엄마 비가 오니깐 퇴비 냄새가 더 나잖아."

사이비맹신의 맘은 남들 다하고, 쉽게 가꾸어서 가족들에게 싱싱한 채소를 먹이겠다는 생각으로

1층 베란다로 보이는 창밖에 시작한 사랑의 텃밭

아이스박스가 종류별로 다 모여서

'상추, 고추, 호박, 가지, 토마토 등등' 정말 해보겠다고 신경을 많이 쓴 듯 있을 것은 다 있는데...

얘들이 왜이리 힘이 없이 축졌는지....

"언니, 물줬어요???"

"아니, 낮에는 화초는 물주는거 아니잖아?"

"이런.. 그럼 이런 땡볕에 얘들이 말라죽을텐데.. 그리고 뭔가 영양분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치 내가 봐도 퇴비라도 사야할것같아."

"퇴비 그건 좀...."

"처음하는 사람들은 퇴비가 최고라더라. 같이 사러가자."

그러게 모르는 사람은 용감하다고 그냥 따라나선 '순데렐라와 미친존재감'

"퇴비를 사려고하는데요. 얼마예요."

"4천원입니다.여기 조합원이세요?"

우린 싸다는 이유로 조합원이름까지 적어가며 무게가 얼만지, 냄새가 얼마나 찐한지 생각도 못하고

퇴비를 보기도 전에 금액을 계산하고,

"잠시만요, 가져다 드릴게요."

수레를 끌고 어디로 가는 직원의 모습을 보고는 왜 저걸 가지고 갈까?? 라는 의문으로

'퇴비는 생각보다 싸구나,' ㅎㅎ 모르는 소리~

직원의 뒤에 보이는 퇴비는 20kg의 쌀과 같은 무게의 덩 냄새 짱

"이거 배달 안 해 주시나요??"

"네 이건 배달 안됩니다!"

'너무 합니다. 이걸 어떻게 들고 가라고???'

 

직원은 우리앞에 퇴비 한 무게를 놓아 주고,

연약한 아줌마 셋이서는 눈마주쳐가며

여기서 10분 되는 집에 가는 방법을 찾아보는데

우선 "혹시 끈이 있나요?"

직원이 챙겨준 끈으로 퇴비를 선물포장하듯 묶어보는 사이비맹신

"그래 넌 약하니깐 가방들고, 자 양쪽으로 같이 높이 맞혀들자."

미친존재감은 가방만 들고 있어도 넘치는 존재감에 순데렐라는 보기보다 센힘자랑

"자. 가보자."

출발한지 3분도 안되서

"언니..잠깐만 쉬어요. 손가락이..."

또 3분도 가기 전에

"아..언니.. 손 바꿔서 들어요."

또 2분도 가기 전에

"아이고 허리야. 왜 허리가 아프지?"

또 1분도 가기 전에

"됐어..됐어.. 버리고 가자 미쳤지! 이걸 들고 오겠다고."

이젠 퇴비를 들기도 전에

"아.. 왜이리 언니네 집이 멀어요??"

미친존재감께서는

"힘들면 내가 들까?"

오기가 있는 순데렐라는

"됐어요.. 여기까지 들고 왔는데 생색내려면 끝까지..."

끙끙 으라차차

드뎌 힘들게 어떻게든 도착

 

다녀오는 동안 아이스박스의 상추는  힘이 다 빠져서

지금 물을 안주면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듯 쳐져서는

'제발 언니 저를 용서하시고, 물좀 주세요.' 라는 듯 ㅋㅋ

호수를 당겨서 되는대로 양 것 먹으라고 넘치게 물을 주기 시작하는 순데렐라

퇴비를 용감하게 맨손으로 아이스박스위를 채우는 사이비맹신

고상하게 물조리개를 이용하여 물을 끝에서부터 주는 미친존재감

작업이 시작되면서 물과 함께 합체를 한 퇴비의 냄새는

온몸에 흔적을 남기고, 

어쩌다 만지게 된 퇴비는 손가락끝 손톱 사이사이 검은 흔적이

이상하지

순데렐라와 미친존재감은 자신들 텃밭도 아닌데

몸 바쳐, 손톱 바쳐!!!!

이번 텃밭에 상추가 자라서 하나라도 얻어 먹을지 의문까지 들어가며 작업을 무사시 마치다.

"고생했네.. 아이스 커피 타줄까?"

"넵."

이런 아이스커피에 고생이 사라지고,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퇴비의 냄새 흔적이

코를 자극하지만, 사실 커피의 향이 퇴비를 이겼다.

무거운 퇴비를 옮기느냐 힘들게 고생한 보람을 느낀 듯

완벽하게 완성 된 듯한 텃밭을 보니

꼭 큰돈이나 큰밭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다 가진듯한 행복을 느끼는 사이비맹신님^^ 

 

참.. 비오는 날이 되면 베란다 문을 열어 두지 말라고 경고를 했는데 그 날은 까먹었나

아들의 민감한 코를 자극한 퇴비 양을 반도 사용하기전에 다른 텃밭으로 이송이 되었다고 한다.

불쌍한 퇴비여~ 무거운 퇴비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