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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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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BY 유빈 2011-03-17

어딜 간거지?

도대체 왜 아무말도 없이 ...더군다나 아침밥도 차려주지 않고...더더군다나 나를 깨우지도 않고 나간거지?

오후내내 아내의 핸드폰은 꺼져있고 집전화도 받질 않는다.

무슨 일일까?

나에게 말하고 나갈 틈도 없이 급한 일이 생긴걸까?

아니야...그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급한 일이 있었다면 아침 설거지까지 깨끗하게 해놓고 나갈 여유도 없었겠지...

그렇다면 뭘까?

내가 어제 늦어서....?

그래서 화가 났나??

근데 그것도 좀 이상하단 말이야.

어제 분명히 회식땜에 좀 늦을 거라 전화할 때만 해도 별로 화난 것같지 않았거든.

그리고 술먹고 늦게 들어온다고 바기지 긁던건 옛날 신혼때나 있었던 일이지 이젠 그런 일로

잔소리하는 아내는 아닌데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핸드폰에 입력된 아내의 친구나 처가에 전화를 해볼까 몇 번 핸드폰을 달막거리다 내려놓는다.

별 일 아닌걸로 괜히 수선피우는 모양새가 되기 싫다.

오늘은 일찍 집에 들어가보면 좋으련만 한창 마무리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때문에 힘들 것같다.

근 한달째 12시전에 퇴근해본 기억이 없다.

어제의 회식도 계획에 없던 자리였다.

우리팀의 사기를 올려주고자 이사님이 특별히 저녁자리에 참석해서 금일봉을 내려주시는 바람에

2차, 3차....그렇게 됐던 것이다.

아무튼....전화도 받지않고 그렇다고 집에 쫒아가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할 뿐이다.

문자도 여러통 넣어봤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15년....

어느새 그렇게 세월이 훌쩍 지났나싶을만큼 참으로 짧지않은 세월이다.

20대이던 아내와 내가 이젠 40대 중반의 나이이니...

생각해보니 그동안 아내와 이렇게 연락이 안된 건 처음이지싶다.

언제든 전화하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언제든 얼굴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가끔 한두시간 연락이 안되어서 어딜갔었냐고 캐물으면 스토커처럼 굴지말라고 장난스레 대답하곤 했다.

굳이 어디갔는지 궁금해서라기보다...혹은 아내를 의심해서라기보다 그냥 으례 그렇게 물었던 것같다.

가끔 통화가 안되더라도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오곤 했다.

그랬는데....

그런 아내였는데....

얼른 시간이 지나서 집에 가면 아내에게 묻고 싶다.

어딜 갔었냐고....

왜 말 없이 나갔었냐고...

오늘따라 시간이 더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