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 양 희 조회 : 4,994

두번한년은 세번은 못하나?

부산 해운대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였다.

 

친구 애인은 그 자리를 넘겨준다고선 권리금명분으로 현금 일천만원을 요구했다.

 

조건상으로는 그리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일을 가르쳐주는 조건으로 3개월간은 무조건 수입.지출을 반으로 한다.

 

2.3개월후 보증금 3백만원 짜리의 오피스텔을 얻어 분가시켜준다.

 

3.3개월후 인원수의 절반은 무조건 나눈다.

 

4.일면(오다) 전화기도 넘겨줄것이다.

 

내용은 구체적으로 이러했다.

 

전혀 모르는 남도 아니고 목돈 일천만원이 내게는 버겁긴 했지만 앞으로의 수입을 생각하면 그리 무리는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전화를 걸어 의논을 하게 되었다. 그는 내가 같이 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그는 망설임없이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다.

 

"영희씨 말은 고마운데 나는 태어나서 술집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쪽 라인일은 생태조차도

 

파악이 안되는데...그리고 합법적인게 아니잖아. 어떻게 그런일을..."

 

"미안해요.그저 나는 내 생각만하고선..."

 

"아냐. 생각해줘서 고마워 마음만 받을께. 서운했다면 미안해.생각조차 못해본 얘기라...

 

영희씨라면 잘해낼수 있을거야...근데 돈은 준비가 되었나? "

 

"그게...턱없이 모잘라요...그래서 동업해보자고...미안해요.."

 

"음...생각 좀 해보자고..믿을수 있는 사람이긴해 ? 당신이 보기엔 사람이 어떤것 같아?"

 

"그저 화통한 사람 같아요.맺고 끊는게 확실한 사람같아 보이긴해요.첫째 나는 친구를 믿어요.

 

걔가 십년을 넘게 혼자 살다가 선택하려는 사람이니깐..걔가 많이 신중한 애거든요."

 

"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겠지..암튼 좀 생각을 해보고 연락할께 너무 생소한 일이라..."

 

그랬다. 그랑 나랑은 태어날때부터 환경이 틀렸다. 그는 부잣집 막내 아들로 태어나서 공부도 남만큼

 

배웠고 삶의 밑바닥은 디뎌보질 않은 그런 사람이였다.

 

나처럼 엄마얼굴도 모르고 겨우 중등과정 밟다가 가출해서 아이를 둘씩이나 철없이 낳고 갖은

 

시집살이 인간고통 겪다가 이혼하고, 또  세상에 둘도없는..퇴직금 분할받아 로또나 몽땅사는

 

그런 대책없는 남자만나 또 아이낳고 이혼하고...어린시절부터 부모 사랑이라고는 생각조차도

 

못해본...술집이며 다방이며 옷가게 ,채소장사 ,잡화점..아가씨장사...구색도 고루고루도 갖춘

 

나의 화려한(?) 과거하고는질적으로 틀리는 사람이다.

 

물론 그도 이제는 빚보증에,부도에, 이혼에 ,집한채도 없는 개털이긴하지만...

 

이런 경제적 능력도 없는 남자에게 나는 또 끌리고 있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이 기본적인 뒷받침없이는 아무것도 할줄아는게 없는 이런남자에게 나는

 

또 마음을 주려하는 무모한짓을 하려한다.

 

그래. 나는 능력을 중요시하지 않는 사람인것 같다. 돈은 아직 젊은데 누가 벌면 어때 ?

 

그저 내 한몸 아껴주고, 내편이 되어주고, 삶이 지치고 힘들때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그런 마음이

 

따뜻한 그런 사랑을 찾는게 어리석음일까?

 

주위에선 다들 쌍수를 들고 반대한다. 왜 하필 그런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냐고...

 

누가 그리 될줄 알았나...내가 받을 복이 없는것을....

 

며칠후 그에게 연락이 왔다. 부산엘 내려오겠단다. 의논할일이 있다했다.

 

그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왠종일 내내 무슨 말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간다.

 

그는 초췌한 모습으로 커피숍 한켠에 앉아 있었다. 그모습이 왜그리 안스러워 보이는지...

 

"어 ! 여기 ! "

 

"빨리 도착했네요.나는 내가 먼저 도착할줄 알았는데..."

 

"응 그렇지? 뭐 마실래?"

 

"나는 커피지뭐~ 자긴요?"

 

"아가씨 ! 여기 블랙 커피 두잔이요."

 

"무슨...의논할일...?"

 

"하옇튼 성격하곤...숨이나 한숨 돌리자구..."

 

그렇게 커피를 거의 다 마시고 다시금 리필을 받을때까지도 그는 별얘기없이 수다만 늘어놓는다.

 

애간장이 다 타버리는줄 알았다. 그때..

 

"영희씨 ! 내말 잘듣고 판단해~ 부담갖지 말고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해야돼."

 

"네. 알겠어요."

 

"본론을 말하자면 내가 당신 전화받고 곰곰히 며칠을 생각해봤는데...음...저기...실은 그일 같이

 

해보자고 한것 내게 프로포즈한거라고 생각해도돼?"

 

꼭 맞다 .아니다.라고 답을 할수가 없었다. 나도 내마음이 뭔지 잘 모르니...

 

"프로포즈라기보다는...암튼 당신 생각부터 말해봐요."

 

"실상 .나 가진것 지금은 아무것도 없어.본의아니게 지금은 법적으로 피해다녀야 되기도 하고..당연히

 

신용불량자이고..그리고 나는 노모도 계셔..아직은 꼭 같이 살지 않아도 되지만..그나마 당신이 얘기한

 

그 돈을 만들려면 지금으로선 노인네 전세보증금 이천만원 걸어 놓은것 밖에는 없는데..."

 

"........................."

 

무슨 대답을 해야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물질적으론 지금 당신에게 해 줄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최소한 당신 배신하는일은 없을거야.

 

당신 울리는 일도 없을거고,그동안 당신 삶이 많이도 힘들고 고달펐을텐데 또 이렇게 가진것 없는 내가

 

당신을 잡는다는게 염치없긴하지만...당신하고라면 어떤 힘들고 고된일이라도 열심히 해볼 자신이 생겨.

 

적어도 당신이라면 내가 리어카를 끄는 장사를 한다해도 뒤에서 묵묵히 밀어줄거라는 믿음이 있어.

 

나도 지금껏 애엄마 위해준다고 희생아닌 희생만 하고 살았는데 알콩달콩 그렇게 나도 한번 재미나게

 

사람사는것 같이 살아보고 싶어.때론 다투기도 하고..나는 부부 싸움을 해 본적도 없는것 같애.."

 

"..........................."

 

"열심히 한주 일하고선 당신과 지민이 데리고 주말엔 레져도 즐기고, 영화도 보러가고 ,낚시도 함께가고,

 

같이 손잡고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나 일산에서 당신과 잠시 지낸 그 두달이 진짜 행복했었어~

 

어쩐다고 나도 결혼생활 내내 그런것도 한번 못해봤나 몰라..하긴 아내는 항상 일이 우선이였으니..

 

일에 몰두할땐며칠을 작업한다고 집에도 안들어왔었거든..겨우 집에 오면 아이 한번 안아보곤 자는게

 

 다였지..그게 우리의 삶이였어"

 

"........................"

 

' 내말이....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고...'속으로만 말했다.

 

" 아내는 그렇게 전념해서 일본으로 한국으로 매장을 늘려가며 바쁘게 설치더니만 이제는 성공하고나니

 

남편이란 존재가 부담스럽고 걸리적 거리나봐 ? 아이도 이제는 다 커버렸고...나..버림받았어..허허"

 

" 나한테  지금 청혼하는거죠 ? "

 

"말하자면...내가 도둑놈이지? 허허"

 

"저 잠깐 생각해보고 답해도 돼죠? 갑작스런 일이라...."

 

"당연히 생각을 해봐야겠지..지민인 정말 내가 이뻐해줄께.아이랑 너무 오래 떨어져 있는것도 않좋아."

 

오 하느님 ! 부처님! 맙소사....

 

또 이런 결혼의 굴레를 나에게 덮어쓰라니요. 이일을 어찌해야할까요?

 

머리로는 당연히 안된다고 하라고 하고.입으로는 '그럴께요 '소리가 삐져나올려고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