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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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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BY 유빈 2010-07-25

점심식사후 옥상정원에서 가지는 티타임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따뜻한 햇살 속에  잘 손질된 나무와 화초들을 바라보다보면 여기가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건물 옥상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향기로운 헤즐럿 향에 돌아보니 어느새 미자가 커피 두 잔을 빼서 옆에 앉는다.

"언니, 어제 선 본 얘기 좀 해주지?"

"뭐야, 너까지 왜 그래..안그래도 어젯밤 내내 엄마한테 시달렸구만.."

"어떤 남자였는데?..왜? 언니 맘에 안들었어?"

"그냥...사람은 좋아보이더라...근데 내 타입이 아니야."

"하하하, 언니도 좋아하는 타입이 있었어? 난 또 도통 남자들한텐 관심이 없는 줄 알았지."

"글쎄....현실에선 내 상상 속의 그런 남자가 없네."

"언니, 아까 커피 뽑다가 윤주임님 봤다~ 동전이 없다길래 내가 줬더니 담에 커피 한잔 사주겠데..언니랑 같이."

"좋았겠네.근데 둘이 마시면되지 난 왜?"

"뭐 우리 둘이 맨날 붙어있으니까 그렇겠지..그리고 윤주임님이랑 둘이 차마시는 건 나두 불편해.

너무 떨린다 말이야...윤주임님 너무 멋지지 않아?"

"참, 너두....난 키가 180cm 넘는 남자는 별루야...키 큰 남자는 뭔가 좀 엉성해 보여..음..나는 176cm쯤이 딱 좋아."

"그럼 한팀장님은?"

"음...나는 그런 다부진 몸도 싫어..좀 연약한듯 호리호리한 체형이 좋아. 왜 시인같은 느낌있잖아.."

"에구..언니 그러다 시집이나 갈라나? 그렇게 까다로우니 연애를 못하지. 남자는 힘! 박력이지 무슨 코스모스같은 남자타령이야."

"난 힘만 세어보이는 남자 정말 싫어..지적이고 샤프하고..보호본능이 일어나는 그런 사람이 좋아..마구마구 보호해 주고싶잖아..ㅎㅎㅎ"

"참, 취향도 별나다니까 왜 남자를 보호해주고 싶냐? 보호받아야지...언니 지금 순정만화에 나오는 그런 사람 찾는거야?"

"아, 그래 맞다...내 이상형은 순정만화에 나오는 그런 사람이야..ㅎㅎㅎ"

미자가 커피를 마시다 웃는 바람에 미처 삼키지 못한 커피가 뿜어져나왔다.

"아이, 난 몰라..언니때문이야..휴지 좀 줘~"

그런 미자의 모습에 나또한 미처 다 삼키지 못한 커피를 입에 물고 웃음을 참느라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렇게 식사후 가지는 티타임은 언제나 유쾌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