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찾아도 없던 일기장이 뜻하지 않은 곳에서 너무나 어이없이 나타나버렸다.
집에만 있는 나를 위해 남편이 컴퓨터라도 하라며 내가 즐겨찾던 사이트를 가르쳐주었을 때 새로운 세상을 만난듯 했다.
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다룰 줄은 알았지만 그다지 웹서핑을 즐기지도 않았고 그 당시 한창 유행하던 홈페이지 만들기도 흥미가 없었다.
자판을 두드리며 컴퓨터에 글을 올리는 것보다 예쁜 노트에 손글씨를 쓰는 것이 훨씬 정감이 가고 좋았기때문이다.
그러던 내가 싸이월드라는 커뮤니티를 사용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즐겨찾기에 등록되어 있는 사이트들을 전부 둘러보다가 우선 내 메일함과 싸이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이디 찾기와 비밀번호 찾기 인증을 거쳐 결국 나는 나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자세한 일기는 아니었다.
단지 그 날의 기분과 간단한 집안 행사 같은 게 전부였다.
그것도 어쩌다 한번씩 가뭄에 콩나듯 겨우겨우 올려져 있을 뿐.
그래도 반가웠다...나의 흔적을 찾았다는 게....
일촌으로 등록된 친구들과 지인의 싸이도 차례차례 둘러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문득....미자도 싸이를 이용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검색해보니 350명이라는 숫자가 뜬다.
찾을 수만 있다면 하나하나 확인을 해서라도 찾고싶었다.
사진공개가 되어있지 않으면 설사 미자의 홈피가 있다고해도 찾기는 어려울 터이지만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
지금으로선 미자를 찾을 방법이 달리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