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깜빡잊고 못와본 동료 한분이 미안했었다며 저녁을 사주셨다 .
남편과 함께 셋이서 간곳은 돼지갈비 집이었다 .
낮에 친구와 함께 닭갈비를 먹은터라 별로 먹고 싶지가 않았다 .
먹지 않고 앉아만 있는 내가 새새댁의 체면치레로 여겨 졌었던지 골고루 익혀진
부분들을 내앞의 접시에 먹기좋게 놓아주시며 자꾸만 드시라 권했다 .
참 자상한 사람이구나 생각하면서 미안한 마음에 몇점 받아먹고 실은 낮에 먹은게
있어서 그러니 저는 신경 쓰지 말고 드시라고 하며 웃었다 .
화기 애매한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 또다른 친구이자 동료인분이 전화를 해서
남부시장 뒤의 닭갈비 집으로 오라고 했다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 택시를 탔다 .
남자셋에 여자하나 ,,,,,,,,,, 난그냥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
부득부득 같이 가자며 앉아 있으라는데 닭갈비집이 추웠다 .
11월 말의 소슬한 날씨에다 별로 난방을 하지 않았고 다른 손님도 없으니 술을 마신
남자들이야 안춥겠지만 멀뚱한 나는 몹시 추웠다 .
그가 벗어놓은 잠바를 찿아 뒤집어 쓰는데 확 벗겨내더니 아까 돼지갈비를 자상하게
구워주던 동료분의 잠바를 내게 던져주며 " 이거 창수형 꺼니까 이거입어 " 한다 .
이런 ,,,,, 이런 ,,,,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화가 나고 창피했다 .
그의 황당하고 유치한말에 창수형도 화가 났는지 그게 무슨 말이냐며 정색을 했고
나는 벌떡 일어나서 " 죄송합니다 저먼저 가볼께요 " 라는 말과 함께 밖으로 나와
큰길을 향해 튀쳐 나왔다 .
빈택시를 찿아 두리번 거리는데 등뒤에서 쟈켙의 목덜미에 손을 넣고는 확 잡아 당기며
" 어딜가 " 하며 징그럽게 웃고 있었다 .
손을 확 뿌리치며 빈택시를 세우는데 택시가 서자 날름 올라 타더니 빨리 타란다 .
싫다며 먼저 가라고 했더니 덩치좋고 힘좋은 그가 나를 달랑 들더니 택시 안으로
마치 휴지조각을 구겨넣듯이 밀어 넣었다 .
집으로 돌아와서 ,,,,,,,,,,,,,,,,,
미안 하다든가 , 내가 잠깐 질투의 감정에 빠져 이성을 잃고 바보같은 짓을 했었다고
사과할줄 알았다 . 내가 화를내며 따지자 오히려 더크게 소리지르며 화를 내더니 또다시
나를 번쩍들어 침대에 던져 버렸는데 힘없이 쳐박힌 내게와서 앞으로는 절대 다른사람들
앞에서 웃지말란다 . 쳐박힐때 부딪힌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 그의 유치한 말에 화가나서
침대 머리맡에 두었던 알람시계를 집어들어 방바닥에 던져버렸다 .
챙 ,,,,, 그르르르 ,,,,, 박살이 났다 .
" 이런 좃같은게 " 하더니 " 너 죽고싶어 " 하며 자기도 안부시는 살림을 감히 여자가
부셨다며 길길이 날뛰더니 주먹을 한대 날리는데 눈이 번들거린다 .
왈칵 무섬증이 일어 마당으로 튀쳐나와 마당 한가운데 있던 나무밑둥으로 숨어버렸다 .
나를 찿아 마당을 가로질러 화장실로 들어가기에 부엌으로 가서 연탄불위에 뚜껑과 함께
연결해 놓은 커다란 고무 온수통 뒤로 숨었다 .
사방으로 날찿아 불러대던 그가 다락방까지 뒤지더니 찿기만 해봐라고 중얼 거리며
운동화를 찿아신고 신발끈까지 조여신더니 바깥으로 나갔다 .
두근거리고 진정이 안돼서 방으로 후다닥 들어와서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
무서우니까 좀 와주시라고 ,,,,,, 다시 고무통뒤에 숨었는데 ,,,,, 얼마가 흘렀을까 ?
나를 찿아 다니던 그와 그의 어머니 그의 넷째동생이 대문앞에서 만났는지 왁자지껄
들어오고 있었다 .
물통 뒤에서 빠져 나오며 " 오셨어요 " 인사를 했더니 추운날씨에 사방으로 날찿아 다니느라
술이 다깬 그가 " 자기야 어디 있었어 ? 에이 한참 찿아 다녔잖아 " 하며 마치 숨바꼭질 이라도
한듯 ,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 근데 엄마는 왜왔어 ? " 한다 .
멀쩡한 사람을 갖고 넌 그렇게 숨이 넘어가냐며 나를 나무라던 시어머니왈
" 얘 큰애는 보는 사람마다 법없어도 살게 생겼단다 . 다들 니가 성깔있게 생겼다더라 "
하시며 돌아갔고 그후론 못됐게 생긴죄로 착한 아들을 한성깔 하게 생긴 내가 내성질에
못이겨 그런다며 치부했고 나도 법없어도 살게생긴 사람을 상대로 싸웠다는 얘긴 좀체로
누구에게도 하기 싫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