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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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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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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보다


BY 헬레네 2009-01-05

결혼식날을 받아놓고 이삿날도 다가오던 어느 늦여름날 !

" 나 회사 그만뒀어 " 한다 . 황당했다 .

나한테 한마디 의논도 없이,,,,,,,, 왜 ? 그만뒀냐는 내물음에 객지로만 나돌아

다니고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번씩만 집에 와야해서 다른걸 해보려고 그런다했다 .

 

예상치 못했던 복병이다 .

그가하던 일이 전기공사 현장에서 레커차로 전봇대를 매달아 옮기거나 땅에 파묻어서

전신주를 연결하는 일인지라 첩첩산골 오지의 전기가 안들어 가는곳에 가서 전신주를

가설하는 일이었다 . 산골 오지에만 가있는지라 돈을 쓸일도 , 쓸곳도 없었다 .

어쩌다 한번 집에 오면 빨랫감이나 던져주고 작업복을 다시 챙겨서 가는 정도 였으니

아마 그것이 싫었나보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미리 얘기는 해줬어야 하는것 아닌가 ? 답답했다 .

 

" 그래서 뭘 ? 할건데 " 했더니 " 응 택시운전이나 해볼까 해서 알아보고 있어 " 했다 .

오래된 여편네도 아니고 아직 분위기 파악도 다 못했는데 내가 나서서 이러쿵 , 저렇쿵

할일이 아니지 싶어 잠자코 있었다 . 그래도 마음 한쪽은 불안했다 .

시작서 부터 백수라니 ,,,,,,,,,,이사를 같이가서 함께 살기 시작하고 얼마후 ,,,,,,,,,,

조심스럽게 다시 화제에 올렸다 . 왜?  이렇게 집에만 있냐고 ,,,,,,,,,,

 

택시운전을 하려면 가평에 있는 교육장에 가서 입소교육을 일주일간 받아야 하는데

미리 신청을 안해서 이번은 틀렸고 다음에 받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

그럼 진작에 신청을 했어야지 벌써 놀기 시작한게 언젠데 여태 그러고 있었냐는 내말에

웃으면서 하는말이 내가 일주일간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니가 너무 이뻐서 혼자두고는

차마 발걸음이 안떨어져서 신청을 못했단다 .

 

웃어야할지 , 울어야할지 ,,,,,,,,,,,옆구리를 쿡 찌르며 " 같이있으니까 자기도 좋지 " 한다 .

아~~~ 매사에 흐릿하고 뭐하나 똑 부러지지않고  그저 물에 술탄듯, 술에 물탄듯 해서

사람이 좋아 보였나보다 .

 

처음 시작은 방이였다 .

방을 얻기위해 예산을 물어 보았을때 그는 한천만원쯤 ,,, 이라며 가볍게 얘기했다 .

나도 그정도 쯤이야 ,,,,,,, 하고 생각한것은 그의 오랜 직장생활 경력과 당시의 금리로

월 24만원씩만 적금을 부어도 3년이면 천만원을 탔기 때문에 그렇게 오랫동안 일을 해왔으면

그정도 쯤이야했다 . 며칠후에 오더니 엄마가 육백만원 밖에 없다고 한다며 자기는 모른단다 .

봉급통장 전부를 맡아두고 관리하시던 분이 없다면 그게 맞는것이다 .

 

전세 800만원 짜리를 내가 200만원을 보태서 들어갔다 .

단칸방에 가재도구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쓰던 가재도구에 침대 하나만 사서 들어갔다 .

연탄을 때는 부엌은 나혼자 걸어 다니면 딱 맞았다 .

 

처음 이사올때 집주인 아줌마가 연탄이 백장이 있는데 살거냐고 묻자 시어머니가 당시

시세로 연탄값 15000원인가를 지불해준게 살림 밑천의 다였다 .

저녁에 시동생편에 분홍색 보따리에 들려보낸 옷은 그야말로 쇼핑백 하나정도의 분량으로

솔기가 낡을데로 낡은 런닝 두어장과 팬티두어장 그리고 반질반질 윤이나도록 낡은 기지바지

두장이 다였다.

내가 들춰보고"  웃으며 과부 보쌈 해온것 같네 " 하자 자기도 민망했던지 현장에 가면 옷입을

일이 없어서 ,,,,, 라며 말끝을 흐렸다 . " 그래도 자기엄마는 멋쟁이더라 뭘 " 하자 " 그건그래

울엄마는 멋쟁이지 " 하며 웃었다 .

 

이사와서 무려 70여일을 놀고있다가 결혼식을 치르는데도 무얼먹고 어떻게 사는지 한번도

내게 묻지 않으셨다 .

서로가 민망한건 최소한 월급을 통째 관리 했었으니까 당신아들에게 한푼도 없다는건 당신이

더 잘알텐데 번번이 용돈조차 내게 손을 벌리게 만든다 .

어머니 한테 가서 달라해 보라고 했더니 안그래도 매번 내게 말하기 뭐해서 갔었는데 한푼도

없다고  하시며 안주시더란다 .

그때 문득 혹시 내가 만만해서 인가 하는 생각이 들며 뭔가 알수없는 불쾌감이 들었다 .

 

 결혼식을 하기 직전에 전에 다니던 전기회사에서 다시 일을 나오면 안되겠냐며 끈덕지게

쫓아왔고 남편은 못이긴체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

당시엔 건설이나 , 기계 , 생산등의 모든 업종이 호황이었고 구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갈곳이

있었음에도 그저 주저앉아 있는것이 못마땅하고 답답했다 .

기어이 다시 그일을 할바에야 무었때문에 놀았냐는 내말에 같이 있으니까 좋았잖아 ? 라며

그저 흐물흐물 웃는다 . 내 통장의 돈은 일주일에 한번꼴로 출금액수가 찍혀갔고 이게 아닌데,,,,

내가 이럴려고 아이를 보내가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

 

결혼식후 ,,,,,,,,

시어머니가 결혼식 사진이 나왔다며 가질러 오라는 연락에 갔더니 사진을 놓고 드려다 보시며

" 야 동네 사람들이 그러는데 니한테는 물도 한모금 못얻어 먹게 독하게 생겼다고 하면서

니들집에 갈땐 밥먹고 가라하드라 ㅎㅎㅎ 하며 그것도 개그라고 웃으시더니 큰애 보고는

법없어도 살게 생겼다고 하드라 하시며 흡족하게 웃으신다 .

 

아 ,,,,,,,, 정말 ,,,,법없어도 살게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