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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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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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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권


BY 헬레네 2008-12-19

폭력으로 점철된 두번째 결혼은 또다른 폭력에 발목이 잡혀서

소송 9개월만에 합의 이혼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

모든것을 포기한듯 아이의 양육권도 나에게 주라는 내말에 순순히 동의했고

판사는 매월 10만원씩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

평온한 나날들이 흘러갔고 한번도 지급하지 않는 양육비를 한번도 요구해본적

없이 그저 모든것이 잊혀져 갔다 .

 

아이가 일곱살이 되었고 학교에 입학을 하기전에 어느유치원을 보낼까를 나는 고민하고

있었고 남동생은 대학졸업후 공무원으로 여동생은 졸업을 했지만 대학원을 가고 싶어서

고민하는 것같은 일상적인  2월의 어느날 ,,,,,,,,,,,,,,,,, 바깥에서 놀던 아이를

앞세우고 그인간이 쑥 들어섰다 .

 

놀라서 쳐다보는 나를 향해"  ** 엄마 잘있었어 " 하는 징그러운 소리가  머리에서 발끝을

타고 흘러 내렸고 나는 현기증이 일었다 .

내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죽을때 까지 아니 죽어서도 만나고 싶지 않으니 나가달라고

 하는데도 내말엔 아랑곳 없이 천연덕 스럽게 가게 쇼파에 앉아서 가게안을 둘러보며

마치 집주인인양 행세 하고 있었다 .

 

아이만 데리고 혼자사는 젊은 여자를 궁금해 하던 손님들은 알만하다는 얼굴로 가게를

빠져 나갔고 경찰을 불러가며 끌어내느라 동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순 없겠기에

제발좀 나가달라고 내쪽에서 사정을 하고 있었다 .

수시로 불쑥 불쑥 나타나기 시작했다 .

 

4월의 어느봄날 ,,,,,,,,,,,,,,,,,,

 동생들은 직장으로 학교로 모두나간 이른아침에 아이의 유치원 차량을 쳐다보며

집앞에서 손을 흔드는데 저멀리서 걸어오는 그인간이 있었다 .

또 다시 들이미는 그얼굴을 피하느라 가게문도 열지 못한채 입은채로 허둥지둥 나와버렸다 .

집과 가게가 같이 붙어 있었고 며칠에 한번씩 남대문으로 동대문으로 밤을 세우고

다니느라 외출을 해본적이 없으니 갈곳도 없었다 .

무작정 차를 타고 명동에서 내려 9시가 조금넘은 이른 아침의 명동거리를 휘적휘적

걷다가 육림극장의 조조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

 

마음이 산만하다보니 무슨내용 인지도 모른채 화면만 쳐다보다가 이렇듯 우아한

문화생활을 그인간을 피해서 쫒기듯 앉아서 하는 내꼴에 화가 치밀었고 슬프지도 않은

내용에 감동한듯 울고 앉아 있었다 .

한번도 닫지않고 일년 365일을 열어두던 가게를 부쩍 자주 문을 닫자 다들 의아해 했다 .

 

여름이 오고 있었다 .

도대체 목적이 뭐냐고 우린이미 아무것도 아닌 남인데 왜 내생활에 끼어들어서 이토록

나를 곤혹스럽게 마구 휘젓느냐고 했더니 애비가 새끼가 보고싶어서 찾아오는데 그게

죄냐며 능글거렸다 .

한달에 한번 날짜를 정해서 가게 안으로 들어오지 말고 아이를 집앞으로 내보낼테니

데리고 있다가 가게 앞으로 데려다 놓으라고 얘길해도 막무가 내였다 .

 

그러던 어느날 ,,,,,,,,,,

아이가 학교에 갈 준비를 해야되니 아이를 자기가 데리고 가겠다고 통고했다 .

늘 법보다 주먹이 먼저인 인간이다 보니 판사가 준 양육권 따윈 중요 하지 않았고

그런 법적인 것에 얽매여서 행동할 위인이 아니었다 .

매를 맞으면서도 , 도망을 가면서도 , 어떤 상황에서도 늘 아이를 끼고 다니니 아이를

앞세워서 나를 한번더 얽어맬 심산인 것이 훤히보였다 .

자기와 다시 시작하던가 아이를 내어놓던가 선택을 하란다 .

지칠대로 지친 나는 니가 원하는 것이 니새끼라면 데려가고 죽어서도 더이상은

나하고 두번다시 마주치지 말자고 부탁하며 아이를 내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