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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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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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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에서 아가씨로 ,,,,


BY 헬레네 2008-12-10

산기슭에 있는 절을 찾아 올라가면서 두번다시 거기서 내려오지 않으리라

평생을 세상과 단절하고 비구니가 되리라 모질게 마음먹으며 올라갔다 .

 

절마당에 들어서서 두리번 거리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나를 쳐다보며 어떻게 왔냐고 물어왔다 .

스님을 뵙고 싶다고 하자 방으로 안내했고 전혀 스님같지않은 세속의 때가 덕지덕지

앉은듯한 얼굴의 아저씨가 어찌 왔냐고 궁금해했다 .

 

망설이며 여기서 당분간 묵고싶다고 몸도안좋고 마음도 안좋아서 요양을 좀 하고 싶은데

되겠느냐고 여쭈었더니 그렇게 하라며 나를 훓어보았다 .

많이 지쳐 보였는지 우선좀 쉬라면서 방을 나갔고 그 아주머니와는 마치 부부인듯한

말투로 스스럼없는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

 

내가 생각한 스님의 얼굴이 아니었고 말투도 아니었다 .

암자 안을 아무리 살펴 보아도 다른사람은 없는듯했다 .

10월 하순의 짧은해는 서산으로 넘어 가는데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내가 그곳에 갔다는걸 아무도 모르는 세상과 단절된듯한 산기슭의 그곳에서 무사히 밤을

보낼수 있다는것을 보장한다는 자신이없었다 .

 

야밤에 그 아저씨가 남자로 변할수도 , 나쁜 상황이 최악의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수도

있을것이다 . 도저히 불안해서 앉아 있을수가없었다 .

부시시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오며 살펴보아도 내 안전을 보장할 자신이 서지않았다 .

더 어두워 지기전에 돌아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아주머니를 찾아 집에가서 당분간 입을옷과

소지품을 챙겨서 다시 오겠노라 했더니 오늘 오냐며 빨리 갔다오라는 말을 등으로 받으며

허겁지겁 산기슭을 내려왔다 .

 

영월역에 앉아서 어디로 갈것인지를 다시 생각해야 했다 .

내가 지은 죄도 없이 도망칠순 없었다 .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호적을 정리하고 모든것을

처음으로 돌려 놓고서야 다시 시작할수 있으리라 .

청량리발 태백행의 마지막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

내가 갈곳이 그곳밖에 없다는 것이 슬프기는 했지만 처음 잘못된 곳에서부터 잘못된것을

바로 잡을수밖에 없을것이다 .

 

유산을 하고도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던 내몸은 지칠대로 지쳐서 천근만근 어께부터

내려 앉았고 다리는 걸음조차 뗄수 없는데 집안에서 두런두런 들려오는 소리와 따스한

알전구 불빛이 흐르는 방문을 차마 열수가없었다 .

얼마를 서있었을까 ? 추위에 점점 몸이 식어갈쯤 드르륵 미닫이 문이열리며 엄마가

걸어나오다가 나를 보더니 눈물바람을 하며 끌고들어갔다 .

 

" 이년아 그러게 진작에 따라 올것이지 ,,,,,, 아이고 내팔자야 " 하며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연신 방구들을 손바닥으로 쳐가며 가슴을 쥐어 뜯으며 울고있었다 .

어려서부터 고생을 하도시켜서 부잣집 맏며느리로 호강이나 하라고 들여보냈드니 ,,,,,

하며 넋두리 한번하고 또 울고 ,,,,,,,,,, 시골 구석에서 겨우 떡방아간집이 부자면 얼마나

부자 였겠으며 그사람이 부풀려서 얘기 한것을 그대로 믿고 부잣집 맏며느리인 셋째딸을

꿈꾸었다는 것이 우리엄마의 가장 폭넓은 판단력 이었다 .

 

이삿짐 차를불러서 이웃아저씨와 둘째형부를 끌고 쳐들어가 엄마말처럼 삼백만원 어치를

회수해 왔지만 어디에다 둘곳도없었다 .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스스로 잡는방법을 가르쳐 주었어야 하는 것이다 .

그돈으로 고등교육을 시켜서 스스로의 능력을 길러 주었어야지 자신의 능력이 아닌

다른사람의 능력과 부에 편승을해서 살아갈수 있을것이라고 , 그저 여자는 시집만

잘가면 뒤웅박 팔자를 면할수도  있을것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 엄마의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는 순도 99 %의 엄마의 철학이요 신념이다 .

 

살면서 단한순간도 뜻과 말이 통하지 않는 엄마였고 오로지 당신의 신념과 판단을 믿고

따를뿐 누구의말도 들으려 하지않는 엄마에게 내가 무엇을 조언받고 의논할수 있을까 ?

항거하고 외쳐도 혼자만의 몸짓일뿐 이렇게 결과가 나오고 나서도 당신의 잘못은없고 오로지

그들이,,,,,, 그들만이 죽여도 죄가 남을 인간들일뿐 ,,,,,,, 당신은 슬픈 피해자일뿐이었다 .

 

어느날 엄마가 공동 수돗가에서 누군가와 몸싸움을 하고있었고 내용인즉 머리채를 잡혀서

시집간 셋째딸이 알고보니 돈을받고 팔아먹은 거였단 소문과 함께 500을 받았다느니 700 이라니

하는 액수까지 흉흉하게 떠돌았고 그말에 격분한 엄마가 동네 입싼말썽꾼 하나를 잡도리 하고 있었다 .

독이 오를대로 올라서 길길이 날뛰는 엄마에게 머리채를 잡힌 아줌마를 몇사람이 달겨들어

뜯어 말리고 있었고 한참을 분풀이를 하고서야 끝이났다 .

나도 들은 얘기가 있어 언젠가는 터질것이라 생각했던 일이었다 .

 

이제 모든것이 정리됐다 .

숱한 생채기를 남기고 꽃같은 스물세해가 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