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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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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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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 !


BY 헬레네 2008-11-22

전보요 ,,,,,,,,,

 

식모살이 한달이 채못된 어느날 오토바이를 탄 집배원이 전보를 갖고왔다 .

" 큰언니 사망 속히 귀가바람 " 이란 내용이었다 .

전보 쪽지를 들고 내려다 보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

 

어떻게 된거지 ? 왜 ? 갑자기 ,,,,,,,,,,,,,,,,,,

알싸한 슬픔이 밀려오면서 어린 조카들이 떠 올랐다 .

내손으로 몇달을 키우던 어린것들이 엄마를 잃었단다 .

 

주인 아주머니께 전보쪽지를 들고가서 설명을 해드렸더니 울어서 벌겋게된

내눈을 드려다 보시며 " 아휴 어쩌면 좋니 ? 다음달에 미국에서 조카가 올텐데

사람이 자꾸바뀌면 내인격에 결함이 있어서 사람이 안붙어 있는줄 알겠다 얘

안그래도 내가 널 자랑했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가고 없단말을 어떻게하니 "하시더니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오시면서 월급은 반달치 밖에 못주겠다 하셨다 .

사람을  구할려면 저번 그사람들한테 다시 얘기해야 하고 소개료가 또 들어가는데

한달도 안돼서 다시 소개료가 나가야하니 그 소개료를 내월급에서 떼어야한다고 했다 .

 

알겠다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를 드리고 부랴부랴 짐을챙겨서 청량리 역으로 가서

앉아 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왔다 .

언니가 불쌍했고 어린조카들을 돌볼때 귀엽고 예쁘면서도 한편으론 빨리 지엄마가 데리고

갔으면 했었는데 이젠 꼼짝없이 내차지가 되었다니 가슴속에서 답답함이 밀려왔다 .

 

도착해서 집을찾아 들었더니 엄마가 날붙잡고 우시기에 나도 같이 붙잡고 울면서 어떻게

된거냐고 왜 ?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냐고 혹시 형부가 그랬냐며 눈물범벅인 나를향해

막 웃으시더니 " 니를 오게 할라고 내가 거짓말했지 " 하더니 " 그냥 오라하믄 니가 안올꺼

같애서 내가 머리좀 썼다 " 하면서 웃고 있는데 어이가 없기도하고 화도 나면서 한편으론

안죽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한 묘한 감정들이 내 마음을 어지럽혔다 .

 

내손을 붙잡더니 " 내가 니를 미워서 때렸겠나 그저 여자들은 참고 , 또 참고 , 참는걸 배워야

시집 가서도 참고 살지 내가 니땜에 얼마나 울었는지 아나 ? 어디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 "

말도 안되는 소리를 횡설 수설하더니 눈물을 뚝뚝 떨구며 울고 있었다 .

그러고 보니 좀 야윈것도 같았다 .

 

" 나도 마이 생각해 봤데이 잘해 주꾸마 어데로 또 나가지 말고 집에 있그라 니가 없으이

내가 병반 ( 저녁에 나가서 아침에 오는 근무 ) 을 나가믄 야들이 벤또 싸갖고 학교 가느라

정신이 없데이 " 하며 내 약점을 적당히 건드렸다 .

 

또 나가 겠다고 할까봐 내 눈치를 보고 계셨다 . 엉거주춤 집에 눌러 앉았고 ,,,,,,,,,,,,,

얼마간은 잘해 주는가 싶더니 역시 타고난 성정은 어쩔수가 없었다 .

 

내가 아주 어릴땐 엄마와 아버지가 왜 ? 그렇게 사이가 안좋은지 ? 아버지는 왜 집에 안주를

못하시고 바깥으로 도는지 밉고 원망 스럽던 아버지 였는데 차츰 이해가 될것도 같았다 .

 

당신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면 그것을 수용하기 보다는 무시 하거나 눌러 버리고 자기의

생각과 자기의 감정에만 충실하면서 모든것이 당신 맘대로 되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강하고

저돌적인 엄마에게서 아버지가 적응을 못하시고 물과 기름처럼 떠돌은 것은 아닐까 ?

 

4살때 아버지를잃고 외할머니가 개가를 하셨고 할머니와 고모들 손에 크시면서 고모와

사이가 안좋아서 우리 아버지에게 시집올때 까지도 끝내 화해를 하지 않았다는 공격적인

엄마의 성격을 이해 하기엔 나는 너무도 어리고 미숙한 소녀였고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태산같은 존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