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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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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


BY 헬레네 2008-11-05

열일곱이 되고 ,,,,,,,,, 설날이 지났다 .

 

보령에서 살때 꿈에 엄마가 나타나면 희한하게도  그담날엔 엄마가왔다 .

스카프를 두르고 이쁘게 치장한 엄마가 나타나면 반가움과 미움이 겹쳤다 .

그리고 가끔 하는 상상이 있었는데 내가 엄청 잘돼서 엄마앞에 나타 나서는

엄마를 보기좋게 한방 먹이는 거였다 .

 

열여섯에 집을 나가면서도 꼭 공부해서 휼륭하고 멋지게 되서 엄마를 찾아가

복수하듯이 거들떠 보지도 않고 돌아서 오리라 상상 했었는데 ,,,,,,,,,복수는 커녕

냉방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참아가며 엄마의 원조의 손길을 애타게 구걸하고 있었다 .

연탄불을 지핀 따듯한 구들장을 찾아서 우리는 엄마의 집으로 기어 들었고 당신의

품으로 파고들은 새끼들을 품어 주는 것으로 나의 복수는 끝이났다 .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보름날 저녁 ,,,,,,,,,,,,,,,,

어쩌다 한번씩 들르던 집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자 정처없이 떠돌던 아버지가

길에서 얼어 죽었다 . 객사자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이 엄마의 집으로 찾아왔고 엄마와

둘째언니가 가서 시신을 확인했다 .

언니는 내게 동생들을 잘보고 있으라하며 서럽게 울더니 엄마와 몆분의 친척들과 함께

화장터로 향했다 .

 

술을 드시면 시조를 읊으시며 시인인양 자처 하시던 아버지 ! 셋째딸인 나를 각별히 이뻐

하셨던 아버지 ! 내가 앓아 누웠을때 퇴근길에 건빵이나 라면땅을 사갖고 와서 던져 주시며

" 제발 자리에서 일어나 달팽이 열개만 건져 와봐라 에비가 돈줄께 " 하시며 걱정스러워 했던

아버지 ! 학교에서 조회 시간에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와서 업고 오시며 " 다같이 꽁보리밥에

된장국 먹였는데 왜 너만 걸핏하면 쓰러지냐며 허수아비처럼 가볍다며 " 혀를 차시던 아버지 !

공책이나 연필을 살때면 엄마는 무조건 화를내고 소리부터 지르며 쥐어박기까지 했지만 

아버지는 있으면 있는만큼 톡톡 털어 내어 주셨다 .

 

엄마말에 의하면 누가 우는 소리를 하면 주머니에 있는걸 다털어서 내어주는 주제넘은 위인이었고

길가는 까막 까치도 술사달라면 사주고야 마는 위인 이었다며 고개를 흔든다.

 

화장을하고 먼지가 되어 하늘로 날려간 아버지는 물처럼 , 바람처럼 행복했을까 ?

아니 행복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