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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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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고 ,,,,,,,


BY 헬레네 2008-10-10

졸업식날 ,,,,,,,,,,

 

집에서 학교가 보일듯 가까운 거리였다 .

학교 운동장에서 치뤄지는 졸업식 노래와 식순에 의한 교장선생님의 훈시까지 들려오는데,,,,,,,,

나는 졸업식날 학교에 갈수가 없었다 .

 

하루종일 울고있는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엄마는 함께살지 않는다는 핑게로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신경조차 안썼고 아버지도 언니도

왜 ? 졸업식에 가지않는지를  묻지않았다 .,

 

다섯살이 어리고 일곱살이 어린 남동생과 여동생은 아무것도 몰랐다 .

아무도 내게 묻지않으니 누구한테도 얘기할수 없었다 .

 

시름없이 앓고있던 어느날 아버지가 나를 부르시더니 교회에서 운영하는 고등공민학교가

장성에 있는데 거기라도 가겠냐고 물으셨다 .

가겠다고 했더니 금천동 입구에 있는 동광식품이란 상회집  딸네미를 거기다가 입학을 시켰는데

정규중학이 아니면 안가겠다고 울어서 하는수없이 장성여중을 보내기로 했는데 입학금도 환불이

안되고 맞춰놓은 교복도 있어서 대신 니가가고 아버지에게는 돈이 생기면 갚아달라고 했다시며

" 내일 학교에 가서 졸업증명서를 떼다가 공민학교에 갖다 내거라 " 하셨다 .

 

다음날 아침을 먹고 방학중인 학교를 찾아갔다 .

졸업장도 안주는 아이를 졸업증명서를 떼달라고 했다가 혼만 나면 어떡할까 ? 두려웠다 .

 

조심스레 문을열고 들어 갔더니 교장선생님과 두분의 선생님이 난로를 쬐며 앉아 계셨다 .

가슴이 두근대고 숨이 가빠졌다 . 인사를 하고 내가 고등공민학교라도 갈수있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교장 선생님이 눈을 둥그렇게 뜨시며 " 가만있거라 너는 웅변대회에서 1등했던

아이 아니냐 ? " 하시기에 " 맞아요 제가 삼성국민학교에서 전학증도 없이와서 학교를 다녔는데

담임 선생님이 졸업장도 못주신다면서 사진도 못찍게 하셔서  사진도 못찍었고 졸업식날도 못왔어요 "

하며 울먹였더니 " 그선생 그렇게 안봤는데 사람이 참 쯧쯧 " 하시더니 " 이리 오너라 내가 졸업증명서도

떼주고 졸업장도 써주마 " 하시더니 손수 먹을 갈으셔서 붓글씨로 내이름을 써넣어서 졸업식에서

하듯이 엄숙히 내게 건네주셨고 나는 벅찬 감동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

" 열심히 공부해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 인자하신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

 

중학교에 다니면서 학교에서 돌아오는길에 소나무가 우거지고 절이있는 " 솔모래이 " 라는 지명으로

불리던 곳에서 더운 여름날 선생님을 뵙고 인사를 하자 날 단박에 알아보시고 따스하게 웃어주시던

선생님 지금도 그분이 그립다 .

혹시 금천국민학교 1회 졸업생을 배출하신 교장선생님이나 가족들 , 자녀분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늦게나마 지면을 빌어서 감사 드리고 싶다 .

내인생에 있어 선생님을 평생 선생이라고 불러버릴뻔 했었는데 스승님으로 불러 드릴수 있게 했고

세상엔 선생과 스승님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신 그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ㅡ 꾸벅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