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정부가 자녀 1인당 출산 양육비 1억 원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44

설움 #1


BY 구슬 2008-08-19

 

 저긴데.. 바로 저긴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곳으로 갈 길이없다.

앞에도 강, 옆에도 강, 내 앞에는 온통 강으로 둘러싸여있다..

내가 이곳으로 오는길을 머릿속으로 한참을 그리며

다시 되돌아가본다..

미장원이 있었구, 슈퍼가 있었어.. 그옆을 돌면 카센터가 있었구..

그리구 모지? 그다음에 이쪽인가.. 저쪽인가..

돌아서서 몬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저기요.. 있잖아요..

아뭇소리없이 돌아보는 그사람을 보며 소름이 끼침과 동시에 돌아서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남의 집 담을 넘고 집과 집사이에 작은 골목으로 뛰어다니며 길이 막혀 다시 남의 집 창문을 넘어가고 그렇게 간신히 내가 가려고 하는 그 곳이 보였는데 또 강이다..

강인가.. 바다인가.. 아니.. 강인것 같다.

 

그렇게 나는 같은 꿈을 여러 번 꾼다..

누군가에게 쫓기고, 길을 잊어버리고, 그리고 악을악을 쓰며 그러다가 잠에서 깨곤한다.

언제부터 이런꿈을 꾸었지?

아빠한테 해방되기 위해서 언니보다 먼저 결혼을 했지만, 그전엔 이런꿈을 꾸진 않았는데..

왜일까.. 이런꿈을 꾼날은 조심하게 된다.. 또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간다.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응 조심해서 댕겨와. 차 조심하구, 동생두 잘 챙기구.."

" 네네네네~~~"

 

두 딸이 학교에 다녀온다구 분주하다.

운동화가 바뀌었다구 소리지르고 너땜에 늦었다느니, 혼나면 책임 지라느니,

한참을 전쟁을 치르고 난 후의 고요....

기운이 쭈욱 빠졌다.

커피나 한 잔 마셔야지.. 그런데 내 손에는 커피가 아닌 청소기가 들려있었다.

ㅎㅎ 이건 모하는 시츄에이션??

에라 모르겠다.. 얼릉얼릉 하구 마시지모..

음악을 있는데루 크게 틀고 청소기를 이빠이 돌렸다..

띄엄띄엄 아는 가사는 따라 불러가며..

 열심히 청소기를 돌리고 세탁기를 돌리고.. 설겆이까지 다하고//

빨래끝~~~!!!! 이런 광고도 따라해보고.. ㅋㅋ 갖은짓 다 하네..

 

띠리링.. 띠리링...

 

 " 여보세요.. "

 " 모해? "

 " 모하긴.. 열라 청소했지.. 내가 하는일이 모겠어 이시간에? "

 " 괜찮어? "

 " 왜.. 모가? "

 " 아니.. 잠을 못자는것 같아서.. "

 " 응.. 괜찮아.. "

 " 알았어.. 언제 나가? "

 " 인제 씻구 나가야지.. "

 " 어,, 고생해.. "

 " 응 "

 

자다가 내가 소리를 질렀나? 남편이 자상은 하지.. 엥간해선 화도 잘 안내구 거의 나를 맞춰주는 사람이니깐.. 자기 엄마 일만 아니면 아주 완벽한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후훗..

완벽은 얼어죽을.. 그 자상하고 오빠같은 그 시츄에이션에 내가 뿅갔잖아.. 아빠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았지만..
 

벌써 12시다.. 슬슬 나가야 할시간이다..

젠장.. 오늘도 커피 한 잔 못마시구 출근하게 생겼네..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야하나.. 나두 남들처럼 하구 싶은거해가며 쇼핑이라는것두 해보구싶구

비 오는날 우아한 까페에서 진한 커피두 한잔 해보고 싶은데.. ㅠㅠ

커피는 무슨.. 비오는날 소주나 한 잔 할수 있으면 다행이지..

오늘은 무진장 중얼대네. 엄마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가끔 중얼대면 미친년처럼 왜 이렇게 중얼대냐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엄마와 언니 나, 그리고 막내동생은 친구같았다.

또 언니는 나에게 엄마같은 존재이기도 했구..

갑자기 언니가 보구싶다.. 지금은 일본에 가 있는 언니가 왜이리 보구 싶은건지..

날구지하나.. 오늘........

 

부르르르르...........

문자가 왔다.

 '오늘 퇴근하구 한 잔 오케이? '

흠.... 난 '노케이 ' 하구 문자를 보냈다.  띠리리리리~~~~~~

보낸 문자에 누가 전화하래? 문자엔 문자!! 것두 몰라?

 

 " 맛있는거 사줄께. 모 먹구 싶은데? "

 " 어머니한테 전화 했어? "

 " 아니 당신이 오케이 하면 할려구. "

 " 알았어 오케바리~~~ 전화해 자기가.."

 " 어.. 학원앞으로 갈까? "

 " 그러던지.. 언제쯤 오는데? "

 " 지금 떠날께.."

 " 도착하면 전화 해 "

 

마음도 착잡한데 술이나 한 잔 하구 들어가야겠다..

곱창집을 찾아들어갔다..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꽤나 손님이 많았다.

구석에 빈자리를 찾아 곱창 2인분에 소주 한병을 시키고 오늘은 왜 이렇게 언니가 보구 싶으냐고 주저리주저리.. 그러다 눈물두 찔끔 흘리고.. 무슨꿈을 꾸었기에.. 새벽에 잠두 못잤냐는 물음에

난 아빠가 싫다.. 너무 보기싫다. 도대체 나한테, 아니 당신 자식들한테 해준게 모가있냐..

젊어서부터 바람을 피며 엄마 속을 썩힌 아빠가 너무 미웠구, 당신만 생각하는 행동이 너무 미웠으며, 온갖행패는 다 부리면서두 당신 부모한테는 효자이구 싶었었나.. 엄마는 할머니 등쌀에 어린 내가 봐도 그 시집살이는 말루다 표현을 못할정도였다..

무엇때문인지 아빠는 내게 온갖욕을 해가며 화를 냈고 나를 감싸는 엄마한테두 같이 나가라며 악을악을 썼다.. 주먹질은 예사였구. 엄마와 난 그길로 집을 나왔다.

동네에 아는 아줌마집에 엄마와 같이 들어가서 펴주는 자리에 옆으로 누웠다..

엄마는 울며불며 인간두 아니라는둥, 죽은 사람두 아닌데 어떻게 옷을 다 태우냐는둥..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냥 멍했다.  아빠 딸이 아니구나.. 이런생각이 내 머릿속을 때렸다.

둘째인 나는 유독 그런 설움을 받았다.. 이유가 몬지도 모르는채..

언니는 첫째여서, 밑에 남동생은 아들이어서, 여동생은 막내딸이어서..

나두 첫째이고 싶구 또한 아들이구 싶었으며, 귀염받는 막내딸이길바랬어.

그런데 어디 그게 내 맘대루 되는 일인가?

 

 " 그래서 난 둘째 딸에게 내가 받았던 설움을 주지않기위해 큰딸과 똑같이 해준다구..모? "

 " 알았어.. 잘했어.. 누구 마누란데.. "

 

술이 취해 홍알대는 나를 그래그래 하면서 다 받아주는 남편이 있어서 난 편안하게 취할수 있다..

 

" 글구 이짜너~ 내가 문자를 하면 문자를 해.. 엉? 어따대구 전화야~~~ 문자면 문자.. 전화면 전화. 것두 몰라~~~ 아 진짜~~~~ 내가 취한거 가타? 항개두 안치해꺼덩~~ "

" 아.. 이 아줌마 알았어.. 소주가 3병이야.. 3병..아.. 그래그래.. 빨리가자구~. 아.. 택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