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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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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


BY 현정 2009-07-03

돈이 필요한데 입이안떨어진다.

어린이집 원장님께 손이 발이되게 빌어서 열흘의 말미를 얻었다.

 

차라리 한부모 가정 시청을 하면 교육비 지원이 될텐데.

속초가는 버스에서 한참을 창밖을 보며 목으로 치고 올라오는 울음을 삼켜야 했다.

목에서 치고 올라오는 울음을 꿀꺽 삼키면 가슴이 아프다.

그렇게 몇번 삼키니 이번엔 가슴이 아프다.

 

속초 동사무소에 들렸다.

자존심..

그런거 동사무소 앞에다 뭉개버렸다.

사회복지사를 찾아서 무조건 사정했다.

살려주세요.

지금 상황에 애들 어린이집 못보내면 우리애들 갈데 없어요.

나이는 겨우 스물을 좀 넘겼을까하는 젊은 사회복지사가 참 한심하다는 듯 처다본다.

"학벌도 되고 사지 멀쩡하신 분이 어쩌다 그렇게되셨어요."

조롱인지 위로인지..

"남편도 있으시고, 두분모두 일할수 있는 연령대이시고, 장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남편분앞으로 집이랑 땅이랑 재산이 있어서 지원이 어럽겠어요. 차라리 서류상만으로라도 이혼을 하세요. 그렇지 않고는 지원이 불가능 합니다."

이혼?

그거 생각 안한것 아니다.

그런데 소송에 접수할 돈이 없다.

변호사라는 호사는 생각도 안해도 접수할 접수비가 없다.

결국 동사무소에서 빈 손으로 돌아서며 처철한 비참함을 씹어야 했다.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창문너머로 두 아이를 보았다.

어딘지 모르게 초춰해진 아이들.

내가 씻겨주고 내가 먹여줘야 아이들은 빛이난다.

아이들은 24시간 어린이집에 맏기고 아빠란 자는 뭐하고 지낼까?

단 한번도 아이들 보고 싶다 찾아오는 일도 없는다.

 

창문너머로 한참을 바라보다가 들어가지는 않았다.

미안하고 너무 미안해서 아이들 볼 낯이 서지 않았다.

 

법원으로 무작정 찾아갔다.

매달려볼 생각이다.

법의 법자도 모르는 내가 할수 있는것은 매달리고 사정하는 일 밖에 없다.

법원앞에 안내하는 아저씨에게, 민원실 안에서 무조건 사정예기하고 이혼소송할수 있게 서류쓰는것 도와달라고 때를 부렸다.

그들도 황당했으니라.

멀쩡하게 생긴 여자가 와서 무조건 생때를 쓰니..

한참을 내 말을 듣던 한 남자가 커피 한잔을 빼서 들고왔다.

"아주머니 진정하고 그렇게 횡설수설하지 말고 자.. 이거 마시고 천천히 말씀해 보세요.

여기는 법원입니다. 변호사 사무실 아니고요."

남자에게 횡설 수설 말하는 내눈에서 갑자기 멈출수 없는 눈물이 나왔다.

왜이리 주책이 없지.

누가 나를 조금만 동조해 주면 내 눈은 자제력을 잃어버리고 눈물을 쏟아 버린다.

목소리도 이미 변했다.

한참 그렇게 그렇게 또 나는 나를 쓰레기통에 쑤셔 밖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