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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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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항암제를 맞는날,


BY 능소미. 2007-10-27

 

자기야 어디 다녀왔어

왜 !!

열나 나 샤워하고 왔어

미안해 자기가 곤히 자길 내

남편은 좀처럼 열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남편 이마에 손을 언 져 보면서 괜찮아

자기야 손잡아 줄게 좀 더 자

우리부부는 특별한일 안이면  항상 손을 잡고 잔다.

그래야 그 사람도 마음이 안정이 되는지 선잠이라도 잔다

 

다음날 아침

주치선생님 회진이 있고 과장 선생님께서 내일부터 항암제 주사를 투여를 한다고 한다

다른 곳으로 전이 되기 전에 주사를 놓아야 한다

이곳 병원은 암 병동이 없어서 남편에게 과연 최선의 치료를 해줄지 내 마음속에서 갈등이 일기 시작했다.

자기야

난 더 큰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하고 싶은데

안이야 옮기면 뭐해 이곳도 의료진이 괜찮아 한번 믿어보자.

남편은 이곳에 의료진들을 믿고 있는것 같다.

난 이곳 병실이 싫다

병실이 없는 관계로 6인실을 쓰고있다.

이곳 환자분들 병문안을 오시는 분들은 마치 동물원 원숭이 보듯 남편을 자꾸 쳐다본다

내가 봐도 너무 말라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난 행여 남편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몸도 아픈데 마음마저 다칠까 걱정이다.

 

여전히 남편은 곡물 한 모금 목으로 넘기지 못하고 집에서 가지고 온 선식을 묽게 타 한모금 마신다.

무슨 음식이든 잘 먹던 사람이 물 한모금 힘들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한치 앞도 모르는게 인간이구나

어느 스님께서 말씀하신 구절이 생각난다 인생무상

 

그사람이 잠든사이 난 주치선생님을 만나 상의를 했다.

선생님

지금 제 남편의 상태에서 과연 선생님 가족 이라면 이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괜찬습니까

한 참을 생각 하시던  선생님은 환자분 상태에서 지금 이병원도 괜찬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 모르겠지만 환자분 상태가 더 안 좋으면 그때 옮기시는 것 도 괜찬습니다 하지만 사모님 생각에 옮기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시지요

네 감사합니다.

남편은 여전히 옮기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다음날 아침부터 간호사 의사선생님께서 분주하게 움직이신다

주사를 맞기전에 약에 대한 부작용을 대하여 설명을 듣고 또 사인을 한다.

내 평생 이렇게 싸인을 많이 한적이 없다.

 

남편은 상기된 얼굴로 첫번째 함 암제를 맞이한다

까만 봉지에 든 링겔병과 다섯 개나 된 조그마한 링겔병을 가지고 암 환자 들에게만 주사를 놓는 간호사선생님이 오셨다

일일이 병에든 약과 어떠한 식으로 주사를 놓고 몆시에 끝이 나고 머리는 언제쯤 빠질거고 속은  미식 거려 토할것이고 잔인하게 설명을 하신다.

모든 것을 받아드리는  내 남편 너무도 편안하게 미소를 보이면서 주사를 받는다

역시 베타랑 간호사라서 그런가 한방에 정맥주사를 놓는다.

남편은 미소를 보이면서 고맙습니다 고통없이 주사를 놓아 주셔서 간호사는 내 얼굴을 쳐다 보면서 사모님은 행복 하시겠어요  얼굴도 잘생기고 이렇게 배려를 잘하시지 우리 간호사들 사이에 환자분이 인기 짱인 것 아시죠.

난 웃으면서 네 행복한 여인 이에요 행복하게 살았구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첫번째 주사가 끝이 났다.

남편은 속이 안좋은지 얼굴에 인상을 쓰고 있다

난 어찌될지 몰라 까만 비닐봉지를 조그마한 프리스틱 그릇을 침상 옆에 준비를 해 두었다.

사람이 독한 것인지 그 놈의 약이 독한 것인지 남편의 입과 몸에서 지독하게 냄새가 난다.

이렇게 독한 약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고 누워 있다.

주치 선생님께서 오셔서 진찰을 하신다 000씨 어디가 불편하지 않으세요

안이요

그러지 마시고 불편한곳이 있으면 말씀을 해주셔야 저희가 조치를 하지요

환자분께서 너무 잘 참으셔서 저희가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지금은 약이 좋아 중독이 되거나 그러한 것은 없습니다.

네 그러지요

남편은 아주 짧게 대답을 하고 선생님을 향해 백만 불짜리 미소를 보낸다.

환자분 같은 분만 있으면 의사생활 너무 편안하게 하겠습니다 그럼 편히 쉬세요.

자기야  어디 불편하면 참지 말고 말해 부탁이야

알았어

 

늦은 오후가 되어 내 새끼들이 아빠를 보러 병원으로 왔다.

큰딸과 작은딸이  이 에미를 위해 정성어린 도시락을 싸 가지고 왔다.

잡곡밥에 총각김치 멸치볶음 오징어 볶음 이것저것 준비를 해 가지고 와  나와 나와 남편을 즐겁게 한다.

후식으로는 과일을 예쁘게 썰어 도시락에 담아와 이것은 아빠거야

나중에 엄마하고 같이 드세요.

안스러운 둘째달 고 3이면서 대우도 못받고 막내인 동생을 먹히고 학교 보내고 참으로 기특한 딸아이다.

지금도 둘째딸을 생각하면 지금도 한쪽 가슴이 아파온다.

이상하리만큼 둘째딸 아이는  초등학교 때는  아빠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하는 바람에 졸업식에 참석을 못하고 중학교 졸업식에는 아빠사업이 너무 바빠 식사때만 참석을 하고 고등학교 때는 또 입원을 하여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고등학교 때는 장학생으로 다닐 정도로 공부도 잘하고 현명한 딸인데

한 집안의 가장이 아프면서 아이들 유학도 포기하고 대학을 포기해야 하는 내 딸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지금도 그때 일들을 생각하면 가슴 저밑바닥에서  무엇인지 모르게 밀려오는 아픔이 있다.

딸들은 자기 팔자가 이러한 이 마음 쓸것이 없다고 한다

공부는 시간이 지나도 하고 싶을 때 할것 이라고

막내아들은 병원에 오면 나를 먼저 안아주고 아빠 침상에 올라가 집에 갈대까지 아빠 옆에서 논다

초등학교 4학년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 그저 아빠가 많이 아파 수술만 하면 낳을 줄 알고 있는 아들

그런 막내아들을 남편의 눈은 항상 촉촉하고 사랑이 넘치는 눈으로 쳐다본다

옆에서 보는 난 마음이  아프다.

딸들과 아들은 그날에 있었던 일들을 아빠에게 보고를 한다.

어찌나 재잘거리는지 옆에 있는 환자분에게 미안 할때가 많다.

같은 병실을 쓰고 있는 환자분들을 어쩜 애들이 효녀효자에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빠한데 와요

그럼 아빠가 이곳에 있는데 당연 한거죠.

요즘 아이들이 그러 한가요 귀찮아서 가끔 오지 우리 아이들 좀 봐요

옆에 계시는 환자분이 우리 가족을 부러워 한마디 하신다.

우리 식구는 가능한 남편이 살아있는 동안 같이 시간을 보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항상 그래 왔듯이 우리는 그렇게 지낸다 아이들도 나도

우리는  여행도  마트에도 항상 다섯식구가 같이 다녀 늘 주위에서 부러워하였다

 

항암제를 맞고 몇 주가  흘러 아침에 남편이 일어나 화장실에 가고 없을때  난 침상정리를 하는데 하얀베게가 남편의 머리카락으로 까만색으로 변해있었다.

말로만 듣던 머리카락이 빠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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