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겨울 .
신입생 입시원서 접수 마감 시간이 지나, 석준은 입시상담실을 나와 계단을 통해 원서 접수처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연극영화과 학생회장이라 원서접수 기간동안 지원자들에게 실기시험에 대한 상담을 해야했기에 조금은 지쳐보였다.
"형, 수고했어. 근데 이 두 분이 상담을 원하네"
원서접수처에서 조교를 돕고 있던 부학생회장 동주였다. 남자와 여자 한 명씩 동주 옆에 서 있었다.
"접수 기간 동안만 상담을 해주기로 되어 있거든요, 죄송합니다."
"부탁드려요"
여자 지원자가 조르기 시작했다. 앞서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동주는 무척 어이없어하며 팔짱을 꼬고 삐딱하게 서 있었다. 속으로 후배로 들어오기만 해봐라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석준은 동주에게 고개를 끄떡이며 신호를 보내고 상담실이 있는 계단을 다시 오르고 있었다.
"따라와요."
석준은 상담실에 들어와서 손 수 커피를 타고 있었다.
"그럼 형 끝나면 과사로와"
동주는 여자 지원자를 다시 한 번 보고 뒤돌아 나갔다.
"앉으세요."
종이컵을 건네며 석준도 자리에 않았다
"전 연극영화과 과학생회장인 정석준이라고 합니다."
"전 연희예요 우연희. 우연히~ 기억하기 쉽죠."
연희였다.
남자 지원자는 옆에서 고개 인사만 간단히 했다.
"남자분은요?"
"..예..저는..강승진입니다." 연극영화과 지망생이라 전혀 보이지 않게 소심해 보였다.
"뭔 남자가 이렇게 목소리가 작아요? 강 뭐요? 강.승.진?" 연희가 말했다. 남자지원자는 연희의 면박에 얼굴이 빨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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