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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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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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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의 편지2)


BY 황영선 2007-03-02

 너의 동욱씨가 바빠서 어떻게 하니?

 전에 네가 하던 대로 오전에 수영 다니고, 도서관엘 가 보는 게 어떨까? 공부를 하는 건 어때? 너 석사학위 받고 싶어 했잖아. 별로 늦은 나인 아니잖아. 우리나이가 실무경험도 6년이나 되고, 경험을 바탕에 둔 이론이라면 공부하기가 쉽지 않을까?

 그냥 내 생각이야.

 주영이가 내 말대로 할애도 아니겠지만 말이야.

 

 참 비새서 고민하지 말고, 전에 우리 엄마도 보니까 베란다 새시 틈으로 비 샌다며 철물점 같은데서 실리콘 사서 작은오빠한테 쏘게 하더라.

 동욱씨가 바쁘면 철물점 주인한테 물어서 직접 해봐.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마. 돈도 별로 안 든대. 다만 주영이가 그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지만.

 뭐 어때 뒤 베란다라며? 그냥 덕지덕지 말라버려! 그리고 비개면 해야 된대. 우리 엄마가. 물기 없는 상태에서.

 

 동욱씨 술 자주 마시는 일도 너무 걱정마.

 우리 큰 오빠도 작지만 자기 사무실 가진 명색이 건설회사 사장 아니니?

 큰 오빠가 그러는데,남자들은 하는 수 없이 술자리에 껴야 한대. 그렇지 않으면 사회생활도 힘들고 따- 된대! 너 왕따 되는 거 겪어 봤다면서. 네가 그랬잖아. 학교 다닐 때 친구 몇 명이 너 빼고 영화 구경 갔다며, 그런 친구는 친구도 아니라고 흥분했던 거 기억나지?

   우리 큰 오빠가 그러는데, 술자리에 끼지 않는 일도 그거랑 비슷하대.

 그런 문제로 골머리 앓지마.

 봐봐. 시간이 지나니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잖아.

 나는 내 친구가 너무 사소한 문제로 괴로워하지 않길 원해.

 주영아 마지막으로 나도 그 기막힌 차 한잔 마셔보고 싶다.

 나 한번 꼭 내려갈게!

 언니가 노산이라 병원에 한참 있어야 되나봐.

 엄마랑 나랑 교대로 밥 좀 해다 날라야지. 엄마가  해 놓은 밥을 날라야겠지만.

 그래야 우리 조카 얼굴도 자주 볼 것 같아.

 

 웃기는 말을 끝으로 그만 쓸게.

 조카 이름이 성우야. 그게 웃기는 게 아니고, 걔가 저희 아버질 안 닮고 우리 아버질 쏙 빼 닮았지 뭐니? 세상은 이해하기 힘든 일 투성이 아니니?

그래 안녕. 너를   사랑하는 너의 친구 지현이가. 힘내! 파이팅!

 

 

 2003년 5월 19일에 서울에서

 

ps: 주영아 나 어쩌면 회사에서 디자인공부 하러 미국가게 될 지도 모르겠다. 몇 명 지금 물망에 올랐거든. 어떡하지? 하지만 내겐 이번이 좋은 기회야. 나이도 그렇고 good-by

<14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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