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0원이 중요한 이유를 처음으로 그곳에서 알았다.
베낭 속에 빵을 넣어려 하는 나를 한사코 말린 빵집 주인여자는 우리 큰 누나 뻘이 되었다.어떤 말 끝에 동작구에 살고 있고, 누나가 세 명이라고 말했더니 그녀는 혹 누나가 모여고를 나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네 저희 큰 누나가 서른 아홉인데, 생각해보니까 그 학교에 다녔던 것 같아요. 체육복이 주황색이었나 그랬을 걸요."
"그래? 그럼 이 누나 친구 동생이네. 혹시 누나 이름이 뭐야?"
"예. 신현주요. 아세요?"
"잠깐 신현주, 현주라. 아. 약간 곱술머리에 키가 작고, 얼굴도 작고, 엉덩이가 빵빵했던 애가 현주였나? 아버지가 교수셨다고 했는데."
"예 맞아요. 우리 누난데요. 누나 기억력 좋다! 누나 이름은 뭐죠 실례지만?"
"나 나는 정안이야. 진정안, 앞으로 누라라고 불러."
"와- 현주누나처럼 정안이 누나도 대개 씩씩하네요/"
"그렇지! 네 누나랑 나랑 고3때 같은 반이었어. 누난 그래 잘 사니?"
"글쎄요? 그게 잘 살까요? 결혼은 했는데 저쪽 분당에 사는데 매형이 부자여서 누나가 아ㅏ우딜 몰고 다니는데요. 누나 애, 내게는 조카인 천구가 자폐가 심해서 일주일을 음악치료, 미술치료, 놀이치료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쫒아 다니며 바쁜 누나가 정안이 누나 기준에는 잘 사는 건가요? 정안이 누난 잘 살고 있나요? 결혼했어요? 저는 결혼했는데."
"응 약혼자 있어. 사정이 많아서, 내년쯤 결혼하려고, 현주가 힘들겠구나.?
"뭐 꼭 그렇지도 않아요. 누나 매형만나서 카톨릭 신자로 영세까지 받았구요. 세례명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네. 다행인 게 누나는 매형이 부자여서 좋대요. 자폐아 치료하려면 무지 돈이 많이 드는데, 자신은 그 돈이 있어 다행이고, 그 일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준 하느님께 감사 기도 드리고, 화 안내고 마라톤의 그 친구처럼 조금씩 고쳐 볼거래요. 영화 속 그 친구보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것 만도 자기는 복 받은 거래요. 다음에 현주 누나랑 통화 하던지, 만날 날 있으면 정안이 누나가 여기서 빵집 차렸다고 말해 줄게요. 빵 값 얼마죠?"
"돈 안 받으면 안될까?"
나는 펄쩍 뛴다.
"누나가 땅 팔아서 장사해요? 저도 그렇게 하다가 운동화 샵 말알 먹었어요. 그러지 마세요."
"그래도 그런게 아니지."
"공과 사를 구분하세요. 세상이 돈 없으면 되는 세상인가요? 나중에 누나가 이 장사로 돈 많이 벌었다는 소문 들리면 그 때 공짜로 주세요. 제 목구멍으로 빵이 넘어 가겠어요? 저도 저쪽에서 스포츠 샵 일하고 , 제 와이프, 이름이 은경인데요. 그 친구도 돈 벌어요. 그리고 마음은 그 돈보다 더 부자구요."
"야 나 오늘 기분 너무 좋다. 아까 10원 때문에 손님이랑 싸웠거던, 봉투값 50원인데 40원만 내고 10원 짜리가 없다는 거야. 내가 화가 난건 그 사람이 10원 짜린 없었지만 지갑 안에 100원 짜리가 몇 개 있으면서도 안 내서 화가 났던거였어. 네가 오늘 나의 천사다. 맞아 참 이름이 뭐니?"
"준호요."
"그래? 신준호구나. 반가웠어. 누나랑 악수."
나는 정안이 누나 손을 잡는다. 누나의 손은 작았으마 은경의 손처럼 부드럽지 않았고, 일때문인지 손 바닥이 까슬까슬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나를 바라보더니 정안이 누나가 한 참 동안 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본다. '누나 진심이에요. 돈 많이 버세요. 손님들한테 절대 기 죽지도 말고, 화내지도 말고 , 진심은 늘 통한답니다."<10편 끝>
*오늘은 컨디션이 엉망이지만 낮잠도 오지 않습니다. 저녁에는 김장김치에 싸서 삼겹살 좀 먹고 푹 쉬고 싶습니다. 오늘 누가 태어나고 누가 죽더라도 오늘 우리 모두는 살아있겠지요.저는 이 도시 서울에서 시를 쓰고 소설을 씁니다. 제 자유죠.
(그 나무 곁으로)
도시의 밤은 어둠과 빛으로 덮였지요.
그가 없는 어둠 속에서
나무는 회색빛을 어둠 안에 간직한 채
이제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요.
천천히 그녀는 하나 하나 이름을 불러 보았지요.
이름 하나에 한숨한번
또 다른 이름 하나에 한 숨 한번
또 다른 이름 하나에 한 숨 한번
또 다른 이름 하나에 가슴이 두근거렸지요.
이제 나무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요.
새 봄은 아주 아주 먼 곳에 있지만
새 봄은 아주 아주 먼 곳에 있지만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나무의 이름을 불러주자
그들은 우리 바로 곁에서 숨셨지요.
그 나무 곁으로
바로 호흡을 맞쳐
이제 나무와 우리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지요.
나무와 나와 우리는 하나!
2007년 1월 9일 워킹코스를 걸었다. 호흡이 거의 환상적이다. 체력은 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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