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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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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3~1)


BY 황영선 2007-01-16

 우리는 많은 것을 꿈꾼다.

 내가 은경을 만나 그녀를 사랑하고, 결혼 하는 일 따위는 절대 내 인생에서 없을 것 같았는데,어느 날 눈을 뜨고 보니 그녀가 내 곁에서 숨을 쉬며 누워 있었다.

 매일 밤 11시 정도가 지나 은경과 나는 집으로 돌아온다.

  그 시간이면 그녀나 나는 운이 좋으면 저녁밥을 먹는 일도 있고, 아니면 집에 와서 밥을 해 먹거나, 그도 아니면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 먹으로 거리를 헤매기도 한다.

 저녁 늦은 시간에 문을 열어 놓은 음식점은 그야말로 우리 같은 젊은이를 겨냥해서 장사하는 곳이다.

 참치회를 먹을 때도 있고,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먹을 때도 있고, 어묵꼬치 몇 개로 배를 채울 수가 있고, 마른 김으로 집에서 밥을 싸 먹을 때도 있지만, 밥을 사 먹을 때는 나는 우리 둘의 경제를 생각하며 싼 데를 고수한다.

 먹는 일은 어떤 날은 배만 부른 그런 행위가 될 수 있지만, 어떤 날은 배도 만족시키고, 뇌도 만족시키는 그런 행위가 될 때가 있다.

 은경과 내가 삘을 받아서 하루 저녁에 서너 번의 섹스를 하던, 어떤 날 그녀와의 육체적 접촉이 싫어 나 혼자 해결하던, 그도 저도 아니고 열흘 동안 단 한 번의 섹스가 없다  해도 그게 뭐 대순가?

 손님들에게 몹시 시달린 은경의 얼굴과 나의 지친 얼굴은 손도 까닥하기 싫은 밤에 내가 아무리 20대를 지나지 않은 나이지만 야수처럼 그녀에게 덤벼들어야 할 만큼 몰염치하지는 않다.

 은경이 그녀의 킹크랩에 눈 멀 둣 나는 내  운동화와 나의 고객과 책과 내 일을 사랑한다.

 또 나는 많은 것을 꿈꾸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먹고  은경을 배불리기 위해 일주일 중 월요일을 제외하고 내 삶을 매장에서 보내야한다.

 손님들은 그야말로 여러  부류다.

 은경이 자신의 일을 하며, 자신의 손님들의 손톱을 다듬는 그 일을 15,000원의 가치 밖에 없다고 표현하지만 나는 그것만이 그녀의 진실이 아님을 안다.

 그녀는 대학로에서 하고 있는 연극을 보며 혹은 그 연극에 동참하며 감동 먹었다고 말하면서 소극장 문을 나설 때 찔끔거리기도 하는  여린 면이  있고, 자신의 킹크랩 때문에 골을 내기도 하고, 자신의 손톱이나 연습용  손 모양에 메니큐어를 칠하는 아주 부지런한 내 여자다.

 그녀가 남자를 이해할 수 없는 동물이라 말하듯, 나 역시 여자를 이해할 수 없지만, 은경과 산 시간이 조금씩 쌓아지 그녀의 버릇과 근녀가 열광하는 게 뭔지 알았다.

 나는 책을 사랑하고 운동화를 사랑하지만, 은경은  연극을 사랑하고 킹크랩을 사랑하고  지갑을 사랑한다.

 그러나 때때로 그녀와 내 사이에 놓인 벽을 느낀다.

 그녀는 종종 라스베가스에 번쩍이는  불빛과 그 곳에 많은 사람들과 한집 걸러 한 집인 네일 샵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녀가 같이 기숙했던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나는 한 번도  물을 건너 여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곳을 은경의 목소리만으로 느낀다.

 가는 떨림과 은경이 와인 한 잔을 마실때의 표정과도 같은 몽롱한 눈에서 그녀가 떠나온  라스베가스에 대한 열망을 읽는다.

 왜 하필 라스베가스인가?

 텔레비젼 프로에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가 나오긴 하는데, 나는 은경의 말에서 그 도시의 불빛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무엇을 남긴 채 그녀가 그곳을 떠나왔을까?

 곰곰 생각해 봐도 내 손님들의 기호를 내가 완벽하게 알아 맞출 수 없듯이 그녀의 기호 역시 나는 모른다.

하기야 또 모른들 어떠리.

  어떻게 전부를 알 수 있을 까?

 나 자신조차도 나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은데, 그게 웃기는 일일 것이다.

 누나들이 내게 외국에 한 번 나가봐라고  했으나 제대  후 그 돈이 아까워 가지 않았던 일만  후회스럽다.

 지금은 더 시간내기가 힘들다.

 남의 밑에서 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그가 가까운 형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진수형은 두 군데 샵을 오픈했기 때문에 이곳 7호선 지하철 옆, 어떤 날에는 오후 4시가 되도록 손님조차 구경할 수 없는 이곳은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다.

 내가 주인이라  해도 장사가 잘 되는 백화점에 있고 싶을 것이다.

 백화점의 매출은 이 곳 가게의 몇 배를 넘어선다.

 그 곳에서 몇 개월 동안 일한 적이 있는 내가 그 곳 생리를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수형이 내 실력을 인정하고 그곳에서 근무하라고   했을 때 이 곳에  남고 싶었던   게  내 심정이었다.

  심리적이라도 은경과 가까이 있고 싶었고, 시간이 넉넉한 날이면 은경에게  김밥 한 줄이라도 사 줄 수 있고, 그녀의 속눈썹 붙인 아름다운 맑은 눈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다.

 은경은 가게로  찾아 가는 나를 싫어한다.

  그녀의 라스베가스의 일이 비밀이듯, 내가 그녀의 라스베가스네일 샵으로 가는 그 일도 비밀이고 싶은 은경이었다.

 굳이 그녀가 그일을 싫어 하므로 나는 근녀의 샵으로  가지 않는다.

 휴대폰으로 불러 내 내가 일하는 곳에서 가까운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다.

 예약된 손님을 받는 은경이므로 그녀의 스케줄에 따라 내가 움직이면 된다.

 나 때문에 시간  내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은경의 점심시간은 한가한 편이다.

 어떤 날은 각자 배가 고프면 혼자 점심을 먹기도 한다.

 따로 또 같이.

 이 것이  은경과 나의 삶이다.

 은경이 내 삶을 간섭않듯 나도 은경의 삶에 관대하다.

 사람들은  결혼해서 힘들겠다고 말하지만 어떤 면에서 나와 은경은 결혼해서 좋은 점이 많다.<3계속됩니다.>

 

 

(어제는 가족이 반포아파트 뒤에 워킹코스를 걸었습니다. 저녁 식사 이후 거의 1시간 넘게 걷고 집에 오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더군요. 그래도  참았습니다. 대한민국 아줌마의 뱃살에 기여하고 싶은 맘이 없어 꾹 참았는데, 몸무게가 별로 나가지 않는 우리 남편 쩝쩝거리며 곳감하나와 치즈 등 이것저것 먹더군요.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 좋겠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살이 안 찌면 좋으나 저 역시 찌는 형이라 음식을 조심합니다.

 배 고프면 못 참는 게   저여서 꾹 배 고픔을 참느나 혼났습니다. 그래도 성인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조심해야겠죠. 인생이 뭐 있습니까?

 먹고,   자고, 사고하고 그렇죠.   

 우리 아줌마들 살이 안 찌는 건더기 식품으로 많이 먹고 날씬하게 살자는 게  내 모톱니다.

 저는 건강합니다. 수영 1년,   테니스 3년, 골프 2년 , 서울 입성하여 워킹로 1시간 걷기 저 가끔  체력이 넘쳐나는데, 요즘은 병 끝에 몸의  기력이 약해졌습니다.

 오늘 점심은 친정부모님이랑 딸, 아들이랑 김치 전 부쳐 먹으려 슈퍼에 갑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그럼 하루 즐겁게 보내십시요.

 그리고 이 글은 모두 강형경씨에게 바칩니다. 병원에서 만났던 33먹은 여자인데,  그녀의 정신이 온전히 못합니다. 그러나 누가 그녀의 정신이 이상하다고  처방내릴 수 있습니까?  병원에서 적은 시 입니다.

<무>

당신의  슬픔

가슴으로 느끼나

도울 수가 없어요.

어쩌면 우리

시간의 수레바퀴에

몸 실었을 때 하나였죠.

 

당신의 기쁨

가슴으로 느끼나

도울  수가 없어요.

어쩌면 우리

오래전 태고적 하나였기에

슬픔, 기쁨 모두 無일테죠.

2006.12.28. 英仙

이 시는 강형경씨를 보고 지은 시입니다.

언젠가 형경씨를 볼테죠.

시간이 흐르면요.

 

 

<천사>

그녀의 얼굴은 천사죠.

누구 나서서

그녀 좀 도와주실래요?

나 그녀의 머리 감는 것은

도와 줄 수 있으나

그녀의 마음 감겨 줄 수가 없네요!

누구 나서서 힘 좀 나게 해 주세요 그녀에게.

2006. 12.28. 영선

 

이 시는 종옥언니를 보고 지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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